우리는 정글로 출근한다
그레고르 파우마 지음, 김희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2018년 세종서적 서평단 마지막 활동으로 받게 된 두 권의 책 중 하나인 <우리는 정글로 출근한다>는 정글과 같은 사무실 속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부터 법칙을 찾아 읽어주는 비즈니스 심리학서다. 나는 2018년 세종서적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세종서적에서 출간한 다양한 책들을 누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고 다방면의 이야기를 접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세종서적의 신간은 무조건 읽었고 또 대부분 다 즐겼다보니, <믿고 보는 세종서적>이라 이 책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컸더랬다. 그랬지만…….


수위는 기업에서 위상이 높지 않으며, 오히려 기초 등급으로 분류된다. 대게 오랜 동안 구직 활동을 했다거나, 다른 일을 하다가 중간에 실직했다거나, 그냥 이런 직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수위를 한다. 이들은 문을 열어주거나 입구 주변을 감시한다. (…) 상대를 하찮게 여기지 말라, 누가 아는가, 언제 그가 도움을 줄지. 그러므로 수위와 마주칠 때마다 상냥하게 인사하자. 친절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수위는 내가 출세하는 걸 막을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 않는다. 수위가 경비실을 떠나 마케팅 부서 근무자로 자리를 옮기는 일은 거의, 심지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승진과 관련해 수위를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 경쟁자 하나는 확실히 적어지는 셈이다. 그러니까 수위에게 친절하게 굴자! 우리는 정말 얼마나 계산적인 존재인가! (pp.83-84)


여자는 이혼한 남자들이 젊은 여인을 찾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여자 자신이 높은 신분의 나이 많은 남자를 배우자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의 신분으로 자신의 지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도 남자 부장은 인턴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러나 부장이 여성인 경우 인턴 남 직원은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바로 이런 것이 높은 신분을 가진 여인의 문제다. (p.188)


시나리오1: 새 직원이 팀에 합류했다. 그는 정말 잘생겼으며, 요구되는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로 기업에게는 진짜 성공한 이적 사례로 꼽힌다. 동료 여성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 신참을 두고 여자들은 신이 나서 쑥덕거리며 말 그대로 여성 사이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 저 남자 생긴 것 좀 봐. 아무래도 동성애자가 아닐까……." (p.194)


학교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사람은 보통 수위다. 무슨 대단한 학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수입도 조촐하고 별로 아름답지 않은 일터에서 수위는 일한다. 그렇지만 열쇠를 가진 사람은 수위다! 누구든 그를 통과해야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수위는 열쇠 덕에 일종의 권력을 가졌다. (p.230)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건, 상사와 동료를 대할 때나 협력업체 사람들을 대할 때, 그들의 언어와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를 배우고, 내 기분을 비즈니스맨 답지 않게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나의 행동과 표정, 말투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그런 깊이가 없어 보인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건, 책 뒷표지에 나와있는대로 <이 인간은 사장이 되기 전에도 고함을 질러댔을까? 왜 이상한 사람들도 수위에게만큼은 친절하게 굴까? 수다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보 창구, 특권층은 사치를 부리고 낭비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청중은 언제나 발표자가 실수할 순간을 기다린다>와 같은, 실질적인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 정보만을 다룬다. 그래서 아쉽다. 책의 저자가 굉장히 오만하고, 권위적이며, 여자들에 대해 편협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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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조지프 폴 퐈스는 사회적 상호작용, 사회적 판단, 사회적 인지를 연구한다. 그리고 그는 놀라운 효과 하나를 발견해냈다. 기분이 나쁜 사람은 실수를 적게 하며, 업무에 집중하고, 평가에 보다 더 비판적이며, 기분이 좋은 사람보다 훨씬 더 일관도니 생각을 한다. (…) 포가스가 이끈 연구팀은 나쁜 기분이 빠르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이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분이 나쁜 사람은 새로운 상황에 더 빠르게 적응하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미 이에 맞출 궁리를 하는 반면, 기분이 좋은 사람은 혁신에 저항하며 기존 질서를 고집한다. 그저 겉으로만 꾸미는 신뢰는 나쁜 기분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진다. 그 결과 행동은 더 유연해진다. 공정함과 정의 같은 윤리적 측면도 꼼꼼히 따지는 기분 나쁜 사람 덕분에 더 의미를 얻는다. (pp.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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