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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4.11 - Vol.125, 한강 작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10월
평점 :
품절
월간 문화전문지 「Cultura」 11월호를 읽고.
1. 뜻깊은 사건에 걸맞는 이번 호(號)의 구성
지난 10월 우리 문학에 큰 경사가 있었습니다. 「쿨투라」에서도 기민한 대응으로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달의 메인 테마는 바로 자랑스러운 한강 작가입니다. 작가 님의 작품세계 및 활동 이력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작가 님의 수상이 우리 문단과 문화계의 외연 확장에 끼칠 영향을 전망하는 여러 꼭지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2. 창작과 평론의 상생 관계
'다들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하시오, 여기 천재가 나타났으니.'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의 파리, 신진 예술가로서 등장한 프레데릭 쇼팽을 세상에 소개하며 로베르트 슈만이 보낸 아낌없는 찬사입니다. 당시 주류의 음악가들은 물론이고 쇼팽 본인조차도 이러한 평가에 조금은 당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결국 훗날 위대한 피아노의 시인으로 음악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긴 쇼팽의 행보를 보면 당시 슈만의 통찰이 정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호를 읽으면서 저는 쇼팽과 슈만의 이야기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작가가 생산하는 텍스트란 내적으로는 이미 완결된 채 출판되어 나오지요. 하지만 그것이 역사와 얽히고, 사회적인 가치를 부여 받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과 호흡하며 여러 의미의 그물망을 형성해가는 과정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인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유기적인 전개를 원활히 하는 데에 평론가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많은 이가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의 길에 들도록 이끌고, 나아가 텍스트를 둘러싼 수준 높은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 일에 있어 그들의 역할은 실로 절대적입니다.
이러한 비평의 본분에 충실한 모범적인 글들을 여럿 읽을 수 있어 그 자체로 즐거웠고, 작가 님이 구축해온 세계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3. 지속 가능한 이변을 위하여
먼저 한 가지 묻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 혹시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이름은 알고 계신가요? 주요 일간지의 신춘문예로 작년에 등단한 소설가나, 국내 유수 문학상의 바로 작년 수상자의 이름은 알고 계신가요?
우리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대사건이 고작해야 몇 달 출판업계의 매출을 높이고 사그러드는 단발성의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의 독자들 또한 우리 문학에 대한 애정과 꾸준한 관심을 토대로 분발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들어 이미 문화예술의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가고 있음을 입증해온 우리나라입니다. 불과 100여 년 전 식민지배를 당했고 80여 년 전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었으나, 놀라운 저력과 근성으로 근대화와 민주화를 빠르게 달성해낸 우리 민족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룩한 문화의 깊이와 가치 또한 널리 인정 받는 단계에 이른 만큼,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그에 걸맞는 품격을 온 세상에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귀한 책을 선물해주신 쿨투라(@cultura_magazine)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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