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비룡소의 그림동화 7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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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형과 동생의 대화를 중심으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건 물론, 다양한 캐릭터들이 익살맞은 표정으로 웃음을 줍니다. 마치 책 속의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토끼형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아차!'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 미처 깨닫지 못한 본질적인 것을 알게 된 느낌. 호기심 많고 너무나 엉뚱한 동생 빅토르의 천진한 질문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형 에르네스트의 대답에서 '그래, 책이 뭐지?'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 생각하게 합니다.

위험에 빠진 토끼 형제는 어떻게 여우로부터 도망쳤을까요? 사실, 둘은 도망치기는커녕 당당하게 여우를 내쫓았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요? 그건, 책의 적절한 도움 덕입니다. 여우에게 잡아먹히려는 순간 에르네스트가 여우 머리통을 책으로 내리쳤던 것. 그 책은 다름 아닌 껍데기가 크고 딱딱한 그야말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책' 그 자체였습니다. 토끼 형제에게 너무나 쓸모 있고 절실 했던 것은, 책이 주는 교훈도, 감동도 지식도 아니었습니다. 손쉽고 부담 없이 친근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책은 바로, 멀리 있는 게 아닌 생활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책을 막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책이 무엇인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쉽고도 재미나게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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