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시집은 어린 시절, 처음 집어든 시집이자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가며 모으는 시집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점으로 달려가 문지 시집 한 권씩을 집어옵니다. 시집을 펴고 시 안으로 숨습니다. 실로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기회마다 주변에 시집을 선물합니다. 실린 시들을 때때로 읽어줍니다. 그리하여 같이 공명할 때, 공명이 커질 때 기쁨도 커집니다. 그렇게 살아온 날들이 벌써 이십 년이 넘었습니다. 문지 시집은 제게 오래 사귀어도 매번 새로운 친구, 그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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