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한 짐승 동서 미스터리 북스 85
에도가와 란포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그 중에서도 추리소설은 특히나 한번 잡으면 중간에서 놓기가 힘들다.

물론 이 책은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단편모음집이라고 보면된다.

하지만 그 기괴하고 음울한 이야기들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역시 끝까지 읽게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라는, 꽤나 도전적이기도 한 이 일본인의 이름은 이미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옛날 작가라 그런지 새로 출판된 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은 있었지만 구매할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었다.

이 책을 읽었던건 지난 여름이었다.

추리소설은 여름에 더 많이 읽게 되는데, 내 의지보다는 여름이 되면 열심히 광고를 해주는 덕인것 같다.

아무래도 눈길이 한번 더 가게 되니까.

여튼, 조용한 여름 밤에, 12시가 넘어서는 시간까지 혼자서 인상을 써가며 책을 읽었다.

추리소설이라기고 하기엔 의아한, 기담이나 괴담같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대체 어쩌려고 자기 전에 이 책을 읽었을까하고 살짝 후회를 했던 기억도 난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사건이 일어나고, 그 이유를, 거기에 대한 증거를 찾고 범인을 찾아가는 순서의 추리소설에서는 좀 벗어나 있다.

오히려 그 때의 일본을, 란포가 살아낸 그 시대를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목욕을 마치고, 일본전통옷을 입고, 그리고 냉커피를 마시는 그들의 일상이 놀라웠다.

1930년대 40년대 정도 될까.

그 때 모던이라는 시기를 겪고 있던 일본의 모습이, 소시민들의 일상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 이채로웠다.

제목 그대로 음울한 이미지들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긴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