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 배달원 강정민
김현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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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마주한다. 책표지를 눈으로 읽는다.

젊음 여성이 녹즙 배달원 옷을 입고 녹즙을 먹고 있는 표지의 모습이 내용을 상상하도록 자극한다.
표지에서 보이는 밝은 색과 온기 없는 표정은 주인공 강정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보기 시작했다.

냉장고속 아이들과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는 강정민! 그녀는 지독한 알코올중독자이자 알콩 의존증환자이다. 치료를 받기 위해 노력 중이기는 하나 세상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다. 첫 직장에서의 성추행은 그녀의 영혼을 갉아먹었고, 딸을 바라보는 시선은 돈으로만 결정짓는 가족, 성차별적인 세상과 회사의 면접, 진상손님과 녹녹치 않는 녹즙 배달과정, 친구의 데이트 폭력 .......

그녀의 삶은 돌고 도는 쳇바퀴 속에서 쉼 없이 달리고 있는 답이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런 삶을 이겨내고자 아니 잊고자 그녀는 술과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위로받으며 안식처가 되어 간다.

P. 61 제안에 대한 거절을 나 자신에 대한 거절로 받아들이지 말 것

p.63 저만 힘든가요. 다들 힘들 일하시는걸요, 뭐.

하지만 강정민은 강했다.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강했기에 다시 일어나고 다시 시작하고 또 이겨냈다.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슈퍼맨처럼 나타나는 그녀의 베프 민주 그리고 준희가 있었기에 그녀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p.333 다 살겠다고 그러는데, 얼마나 이뻐. 살겠다고 하는 것들은 다 이뻐....

p. 334 지금처럼 마지못해 살아는 것 말고.나 자신을 믿지 못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언제나 혼란스러웠는데,
할머니 덕분에 목표를 정하게 되었다.

유일에게 그녀를 위로하는 여사님의 한마디로 그녀는 다짐한다.

살자, 살자. 그냥 살아 있는 것 말고 살자.

그리고, 그녀가 늘 말하던 술을 마시지 않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최근에 보았던 책들중에 굉장히 사실적이며 디테일한 소설이였다. 작가님이 녹즙 배달을 2년간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소설이 주는 의미는 굉장한 것 같다. 허구와 사실의 중간 어느쯤에 놓인 그녀의 삶에선 인생의 달콤 쌈싸름한 맛을 오감으로 느껴본 것 같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강정민 그녀가 자주 떠오를 것 같다.

냉장고 속 아이들을 볼 때 마다..........말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날 때 숨을 쉬고 나에게 집중하자.
그냥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숨을 쉬자.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숨을 쉬자.
녹즙 배달원 강정민이 했던 것처럼.

우리는 오늘도 이겨내고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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