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동물학교

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아끼고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이런 생각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만약 동물들이 죽은 후, 일정한 단계를 거쳐 ‘환생’한다면... 정신 나간 말 하지 말라고? 여기, 그 정신 나간 이야기가 있다. 웹툰으로 큰 인기를 받고 있는 『환생동물학교』를 보면 된다.
    

      

환생동물학교. 말 그대로 동물들이 환생을 위해 꼭 거쳐 가야 하는 곳이다. 이 학교에서 인간의 삶에 대해 배운다. 즉, 동물들은 인간으로 환생하려는 곳이다. 여기서 동물의 본성을 지워간다. 동물을 가르치는 선생은 흥미롭게도 인간이다.
 
강아지, 고양이, 하이에나 등 환생동물학교의 학생들은 때로는 투덕대며 싸우기도 하고, 선생님을 놀리기도 한다. 동물들이 각자의 동물 시절을 회고(?)하는 장면들은 특히 재미있다. 주인이 동물과 놀며 겨누었던 레이저포인터를 보며 주술막대라 부르고, 자신을 놀렸었다며 화낸다. 동물의 입장에선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공놀이를 해 주었던 주인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선 왠지 코끝이 찡해진다.
 
이 만화는 유쾌한 장면만 있는 건 아니다. 계속 입을 싸매고 있는 하이에나 비스콧. 그 입마개의 진실은 씁쓸하기조차 했다. 하이에나의 입을 계속 포박해 굴에 넣어 며칠을 굶기고, 죽기 직전에 주인이 구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하이에나는 그 사람을 생명의 은인으로 인식해 충성하게 된다는... 요즘 동물 학대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런 사실들이 참 안타까웠다.
 
“거짓말로 얻은 믿음이나 사랑은 어차피 다 진짜가 아니잖아.” (200쪽)
 
한낱 미물일지 모르는, 동물의 이 외침이 마음속 깊이 다가왔다. 이 책은 서로 다른 동물을 통해 각자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한다. “우린 모두 다르니까 각자 다른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해!”(162쪽)라며 서로의 기호를 인정하는 동물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재미있게 쭉 읽히는 책이다. 말을 못 하는 동물이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인간의 말로 말하는 점이 신선했다. 한편으로 동물이 정말로 말을 하게 된다면, 우리 인간에게 좋은 말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한다.
 
이 책은 어쩌면 인간들이 더 공부해야 한다고, 더욱더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인간끼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