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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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읽었다.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그들의 삶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극히 평범한 책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 책은 무언가 특별했다. 인터뷰한 이들은 모두 여자였던 것. 사실 일하는 남성들을 취재하고 이야기를 듣는 경우는 그런데, 왜 여자의 사례는 없을까? 라는 의문으로 이 책 일하는 여자들은 시작되었다.
 


첫 시작은 백은하 배우전문기자. 생소했다. 배우전문이라니... 그녀는 <씨네21>기자로 출발, <매거진t>, <텐아시아> 편집장으로 일했다. 그만큼 실력이 출중했다는 반증이리라. 그럼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자산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판이 없다면 밭을 갈아서라도 판을 열고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30)
 
결국 그녀의 말처럼 그녀는 판을 열고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현재 그녀는 올레TV에서 <무비스타 소셜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여성 기자들이 그녀를 롤모델로 뽑고 있다.
 
여성 감독 윤가은의 인터뷰도 인상깊었다. 우리나라에서 영화감독은 대부분 남자이다. 그럼에도 나는 ?” 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너무 당연히 생각했었나 보다. 사실, 직업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일텐데...
 
여성으로서 진짜 영화를 만들 때 오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건 솔직히 말하면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갈 때 부딪치는 문제와 똑같다.” (56)
 
윤가은 감독의 이 말을 곱씹어 읽었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들은 여자인 것 때문에 이중, 아니 삼사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겠구나... 남성인 나는 그냥 짐작밖에 할 수 없었다. 우해미 뉴프레스 대표는 워킹맘으로서의 어려움을 말하기도 한다.
 
많은 회사가 분위기상, 선례상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한다. 육아는 부모가 함께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 육아휴직을 한 사람에게 암묵적으로 불이익이 돌아가고, 대부분 결말이 안 좋은 걸 보면 정말 안타깝다. (218)
 
우리나라도 예전보다는 육아휴직 같은 복지가 개선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많은 곳에서는 제도적으로 여성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일하는 여자들에는 11명의 여성들의 삶이 담겨 있다. 이들을 인터뷰한 이는 이렇게 말한다.
 
동시에 그저 하는 내가 아닌, 나를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꾸려나갈 것인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나와 맞는지 제대로 알고 내게 맞는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어졌다. (255)
 
이처럼 이들은 애환도 있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도 갖고 있었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으로 여성 때문에 받는 숱한 어려움을 견디지 않았을까...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다. 여성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하루속히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이 깨지길, 그래서 이 책 이외의 수많은 일하는 여자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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