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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스릴러 소설 『걸 온 더 트레인』. 이 소설 한 편으로 전 세계 수백 만 독자들의 환호를 받은 폴라 호킨스. 그녀가 또 하나의 소설을 들고 찾아왔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인투 더 워터』. 이번에도 역시 스릴러.
처음에는 읽기 좀 힘들었다. 소설의 인물들이 장마다 화자로 나서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렇지만 곧 적응되어서 인물들이 펼치는 사건의 현장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벡퍼드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 드라우닝 풀(drowning pool)에서 한 시체가 발견된다. 15살짜리 딸 리나를 혼자 키우는 성공한 작가 겸 사진작가 넬이었다. 그녀의 여동생 줄리아는 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결국 벡퍼드로 향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몇 주 전 여고생 케이티가 같은 곳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케이티는 넬의 딸인 리나와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고, 케이티의 어머니 루이즈와 넬은 가까운 이웃이었지만 넬이 케이티의 죽음을 캐기 시작하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과연 케이티의 죽음에 넬이 상관이 있는 것일까? 넬은 자살을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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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또 중간에는 넬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글이 삽입되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여성들이 그 강에서 목숨을 잃은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프로젝트였다. 진짜 어떤 보고서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의 드라우닝 풀의 거세고 짙은 이미지도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특히 드라우닝 풀은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를 가리킨다고 하니 더욱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 소설의 묘미는 또 있다. 바로 인물들의 탁월한 묘사이다. 보통 스릴러 소설이라면, 2~3명의 주인공과 악인으로 구성되어 약간 단조롭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최소한 5~6명의 인물들이 마치 무죄를 증명하듯 탄탄히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렇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보통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에 스릴러가 어울린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투 더 워터』는 요즘처럼 강추위가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잘 어울린다. 읽는 내내 긴장해서 추위를 잊기 때문 아닐까. 단 2권의 스릴러 소설로 세계를 놀라게 한 폴라 호킨스. 그녀의 다음 번 소설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