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한해가 가는 것을 아쉬워하듯 찬바람이 기승이다. 추워지는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었을 때, 반가운 친구 <샘터 12>이 찾아왔다.
 
항상 맑은 글로 우리의 마음을 깨끗케 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 먼저 눈에 밝힌다. <12월의 반성문>이라는 글이었다. 수녀님은 7개의 문을 통해 한해를 돌아볼 것을 권한다. 감사의 문, 용서의 문, 기쁨의 문, 인내의 문, 사랑의 문, 겸손의 문, 그리고 기도의 문...
 
나날의 감사가 너무 겉돌거나 피상적이진 않았는가 반성해봅니다. 매사에 감사한다고 말은 쉽게 하면서도 진정 감사하는 사람답게 사람들을 존중하고 예의바르게 대하고 따뜻한 긍정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18)
 
수녀님의 진솔한 말이 마음을 울린다. 부족했던 점이 많이 드러났던 올 한해를 나도 조용히 돌아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이번호가 마지막회였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로 우리를 감동시킬 수녀님을 응원한다.


 

이달에 만난 사람도 조금 특별한 분이었다. 34년 간 소방관 생활을 해 왔던 경광숙 씨. 그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때 마지막 생존자 중 한 명을 구조할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인명구조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세월호 사건을 겪고 나서 유가족과 후배 소방관에 대한 미안함에 소방관 생활을 접고 만 것이다.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일보다 값진 인생은 없습니다. 목숨 바쳐 일해도 후회스럽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17쪽)
 
그는 현재 대기업에서 안전경영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소방관과 모습은 다르지만, 여전히 안전을 우려하고 있었다. 경광숙 씨처럼 음지에서 고생하는 이들을 더욱 인정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호의 특집은 <나에게 고맙다!>였다. 늦깍이 공부를 시작한 50대 아주머니, 힘들게 준비하여 결국 작가의 꿈을 이룬 워킹맘, 유산 후 힘들었지만 다시 새 생명을 기다리며 힘을 내고 있는 사람...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 이웃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마음을 흔들었다. 나도 내년에 더욱 힘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12월호이니만큼 더욱 따뜻하고 좋은 기사가 많았던 것 같다. <맛있는 트럭>, <희망 나누기-로뎀의 집>, <오십 년 헌책방 이야기>, <삼선교의 예술인들>...

날씨는 춥지만, 훈훈한 이야기를 읽으며 절로 따뜻해진다. 내년에 더욱 빛나고 진솔한 이야기들로 돌아올 <샘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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