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지성의 단련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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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책상 앞에 앉아 하루종일 책을 펴보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고, 한 문제를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것도 생각난다. 어떤 사람은 행동이 더 중요하지 않냐며 지성을 폄하하기도 한다. 과연 지성이라 건 어떤 모습일까?

 

그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 책이 있다. 사이토 다카시의 유연한 지성의 단련법. 다카시 역시 그동안 여러 책들을 통해 지성인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었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폈다.

 

지성은 어려운 문제나 힘겨운 현실에 직면했을 때 그 원인을 밝혀내는 힘이고,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찾는 힘이며,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대처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즉 진정한 지성은 살아가는 힘이다. (7)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지성을 살아가는 힘이라 정의한다. 지성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임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으리라.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지성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1. 철저히 고민하여 단련하는 지성 2.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성 3. 신체에 깃드는 지성 4. 자아를 해방시키는 지성 5. 탐구하는 사람이 깨닫는 지성.

 

이어 각 유형별로 실존 인물이 수록되었다. 독자들은 자신이 좇는 지성의 유형을 인물의 삶을 통해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유명한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저자는 나쓰메의 힘든 유학시절을 반추하며, 그가 치열히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소세키는 그런 고민 끝에 소설가로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그려갈 수 있었다.

 

동시에 그는 자기 손으로 독자적인 문학을 확립해야 한다는 결심도 굳힌다. 이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전업 작가로서의 나쓰메 소세키는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46)

 

저자는 소세키의 삶을 설명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조언한다.

 

또 하나는 타인을 위해 하는 일반적인 일, 그것도 상당히 힘든 일이라도 그 안에 10에서 20퍼센트 정도 자기본위 의식, 즉 다른 누가 아닌 자신을 위해 한다는 의식이 있다면 그것이 숨을 쉬기 위한 발판이 된다.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일 자체를 도락적인 요소로 메울 가능성도 있다. (61)

 

나 역시 일을 하는 내 자세를 돌아보았다. 억지로 할 때도 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할 때도 있지 않았나. 그렇지만 나 자신을 위해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일을 대하는 자세는 확실히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머지 지성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일본의 위인. 그것도 최소 100여 년 전의 인물들에게서 무슨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배울 점은 분명히 있었다. 또한 그들을 통해 2017년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던 점은 이 책이 주는 덤이라 하겠다.

 

지성의 본질은 유연성이다.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생물만이 살아남듯,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이 바로 지성이다. (193)

 

저자의 결론처럼 지성은 어느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생물 같은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심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지성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책을 읽었으니 실천할 때. 지성을 단련해 나가자. 그것이 이제 내가 해야 할 숙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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