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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ㅣ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평점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말과 관련된 속담은 이처럼 많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이 중요하단 뜻 아닐까. 글은 계속 다듬고 고쳐갈 수 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번 나오면 끝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아름다운 시로 우리들의 마음을 밝혀온 이해인 수녀님은 신간에서 고운 말을 말한다. 제목부터 아름답다.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이 책은 시인이자 수도자로서 고운 말씨를 쓰고 고운 행동을 하고 싶은 열망과 작은 노력들을 적어 놓은 글을 모은 것이다. 학습 교재처럼 어떤 공식이나 용례를 적어 놓은 것이 아니다. 작가의 실생활에서 길러 올린 말의 지혜들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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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간적인 위로를 건네세요>. 책의 이 부분이 내 머리를 강타했다. 우리는 실의에 빠진 누군가를 위로한다면서 어줍지 않은 말을 건넬 때가 많지 않은가. ‘네가 이런 어려움에 빠진 건 신의 큰 섭리 안에 있는 거야, 이 일 뒤에는 반드시 큰 기쁨이 있을 거야’... 종교나 도덕 책에서나 봄직한 말을 쉽게 건네곤 한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고 잔소리했던 것들이 참 많은 경우에 관념적이고 추상적이고, 너무 형식적이었다는 반성도 했습니다. (23쪽)
덕이 깊은 사람일수록 ‘인간적인 말’을 하는 것임을 작가는 말한다. ‘좋은 말이라고 해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고 위로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24쪽)을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한다.
또한, 작가는 삶의 다양한 순간에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화가 나도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기>, <사람이든 물건이든 비하하지 마세요>, <흉을 보더라도 표현만은 순하게>... 얼마나 나의 말이 잘못되었고, 미디어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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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편지에 대해서도 말한다.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에 밀려 언제부턴가 편지를 쓰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이때, 편지라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이기도 하다. 작가는 편지를 이렇게 찬양한다.
아주 간단한 말이라도 차가운 인쇄 글씨 아닌 따스한 친필로 적어서 사랑과 기도와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면 우리 서로에게 좋은 선물이 되리라 믿습니다. 편지를 쓰고 받고 기다리는 삶은 얼마나 겸손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예술일까요. (145쪽)
이 책을 쭉 읽으며, 습관적으로 반복되었던 나의 잘못된 말의 습관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고운 말을 읽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밝아진 듯하다. 습관적으로 말을 줄이고, 은어와 속어가 범람하는 때다. 작가의 바람처럼 삶의 순간순간마다 아름다운 말, 적합한 말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럴 때 나부터 작은 천국을 맛볼 수 있으리라.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