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결혼했을까 - 결혼을 인생의 무덤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애착의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유미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졸혼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결혼을 졸업하다라는 뜻으로 2017년 상반기의 가장 핫한 키워드였다. 오랜 시간 실망, 분노, 좌절 등 배우자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이 응축되어 있다가 자녀들이 분가한 후 이혼이나 졸혼으로 해소되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서로 만나지 못해 안달하다가 왜 결혼 후엔 서로 갈등하고 헤어지는 것일까?

 

어쩌자고 결혼했을까. 제목부터 노골적인 책을 만났다. 저자는 일본 정신의학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오카다 다카시. 그동안 엄마라는 병,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등 가족의 병리에 관련된 책을 써 온 그가 이번에 주목한 건 부부. 제일 가깝기도, 제일 멀기도 한 부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사실, 이런 책은 그동안 많이 출간되었다. 그만큼 부부 문제가 중요하다는 반증이겠다. 그렇지만 책의 내용이 거의 비슷한 것이 사실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부 문제를 건드리고, 교과서적인 처방전을 내리는 것이 팔할. 이 책도 그러하겠거니 하고 책장을 폈다.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직접 상담한 스물한 가지 사례를 통해 이 같은 문제에 답하고자 한다. 이 사례들을 통해 당신이 마주한 문제의 본질을 깨닫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 (12)

 

훈계나 정답이 아닌, 조언을 건네고자 하는 작가의 말에 신뢰가 갔다. <문제는 애착 유형이다>, <분노의 스위치>, <당신은 나의 안전기지>, <구속하지 않는 관계> 21가지 사례를 꼼꼼히 읽어내려갔다. 부부 사이의 문제나 갈등이 나와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내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니 혹시 나도 겪고 있을지 모르는 이야기였다.

 

부부 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을 경우, 이는 대개 어긋난 애착 유형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애착 유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부 관계에서 잘못 끼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끼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9)

 

애착 유형. 저자는 배우자와의 애착 유형을 이해해야 부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싸움의 원인이 되는 사건은 의외로 사소한 것일 수 있다. 그 배후에는 대부분 근원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자신의 애착 유형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직접 수많은 부부들을 상담한 것이니만큼, 사례들은 아주 실제적이었다. ‘부부 사이에 이런 일들이 정말 일어날까싶은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저자의 처방을 읽어보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라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다.

 

애들이 어릴 때, 집마다 갖고 있는 책이 있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어떡해야 하는지, 조그만 물건을 아이가 먹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온갖 비상 처방이 써 있는 책이다. 이 책 어쩌자고 결혼했을까역시 집마다 구비해야 할 것 같다. 이미 관계가 어그러져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에게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가정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에게도. 당장은 아니지만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싱글에게도 이 책은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모든 것을 상대방 탓으로만 돌리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랑이란 둘 중 한 사람이 주는 게 아니라 서로 주면서 커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외면하고 상대방을 비난해봤자 사랑을 얻을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이 먼저 주려고 하면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받게 되는 게 바로 사랑이다.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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