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철학과에서나 할 만한 질문이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관련된 자료를 찾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세계적 석학의 조언이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노암 촘스키. 그의 필작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들여다보자. 이 책은 지난 50년간의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자신의 핵심 철학을 정리하고 논쟁점을 비평했다. 실로 ‘촘스키 인간론’의 정수라 하겠다.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답게 1장에선 ‘언어’를 다루었다. <언어란 무엇인가>. 언어와 인간이라? 언어는 인간의 셀 수 없는 특징 중 하나일 뿐 아닌가. 촘스키는 단언한다.
언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려고 애쓰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유다. “인간이 하등 동물과 다른 유일한 점은 대단히 복합적인 소리를 생각과 결부시키는 능력이 거의 무한정 더 크다.” 이렇게 결론 내린 사람은 찰스 다윈이 처음은 아니었다. (43쪽)
촘스키는 인간의 마음을 I-언어로 규정한다. 여기서 ‘I’는 내재적(internal), 개인적(individual), 내포적(intentional)이라는 뜻이다.(45쪽) 즉 이 이론에서 인간의 언어 구조는 무의식적으로 습득되는 선천적 지식으로서 본성적 언어 성분요소들이 상호 간에 병합의 구조로 내재되는데, 이것은 오롯이 통사 구조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장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는 인간 인지의 한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1장을 보충한다. 3장 <공공선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에 대해 고찰한다. 무엇이 공공선이고 어떤 정치적, 경제적 제도가 공공선을 장려하거나 좌절시키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4장 <자연의 신비 : 얼마나 깊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에서는 아직 이 세상과 자연에는 미해결의 난제가 숨겨져 있으며, 언어 지식의 문제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이 그리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언어 과학자가 평생토록 해왔던 생각의 궤도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촘스키가 직접 정리한 인간에 대한 네 가지 질문을 나도 그려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언어. 이 언어가 사회, 정치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고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고찰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어쩌면 제일 중요한 질문 아닌가. 다시 한번 촘스키의 이 책을 정독해서 읽고 싶고, 그의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다. 이미 풍성한 생각의 향유를 펼쳐온 선구자들의 어깨에 오르고 싶다. 그곳에서 그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나만의 새로운 깨달음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