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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평점 :
세계적인 정원 캐나다의 부타트 가든의 정원사. 그가 초보 낚시꾼이 되었다. 그것도 배를 직접 몰고 연어를 잡는. 어쩌면 한 사람의 취미 이야기에 그칠 수 있지만, 낚시를 통해 삶을 배워간 박상현. 그의 『연어낚시통신』속으로 금세 빠져들었다.
박상현 씨는 호기심으로 연어잡기를 시작했다. 배를 몰 수 있는지 시험을 보고, 배를 구입하고, 연어를 잡으러 나갔다. 배를 차에서 내려 바다에 내리는 것부터 연어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 그리고 연어를 잡는 일까지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베링 해의 차가운 물살을 가르며 단련된 이들은 또 강인했다. 수면을 박차고 뛰어올라 공중제비로 입에 걸린 낚싯바늘을 빼냈다. 모처럼 만난 대물을 힘으로 제압하려 했지만 낚싯줄을 끊고 유유히 사라지기도 했다. (9쪽)
조금씩 익숙해지며,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연어를 잡는다. 차츰 그의 연어 사랑은 취미를 넘어 삶이 되었다. 전반부가 연어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면, 후반부는 작가의 여러 생각들을 담았다. 그는 연어 사랑은 정말 유별났다. 연어에 대한 책들을 섭렵하고, 한국에서도 연어 부화장을 찾을 정도니. 자연을 향한 그의 애정은 대단했다.
야생동물이란 존재가 다소 불편하거나 불안할 수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다른 생명체들과 자연을 공유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캐나다 사람들은 개발과 파괴의 역사 속에서 ‘있을 때 지켜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고 유별나다 싶게 이를 실천하려 노력한다. (183쪽)
어종별로 하루에 잡을 양을 꼭 정해놓고, 어길 시 큰 벌을 주는 캐나다. 어쩌면 이런 노력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들었지만, 점차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연어를 잡는 일도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낚시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은 낚시에 문외한인 내가 이해하도록 도왔다. 캐나다의 자연보호 정책을 들으며 어떻게 자연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외에도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았다. 작게는 가족과의 대화, 일을 하는 데 있어서의 자세부터 크게는 다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하는 것까지.
어쩌면 타국에서 외로웠을 작가. 그가 선택한 것은 연어낚시였다. 연어는 그에게 있어 삶의 원천이 되었다. 그가 앞으로 계속 써내려갈 연어 이야기, 삶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나를 지탱해주고, 나를 이끌어주는 나의 ‘연어’는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연어낚시광의 눈에 이 숭고한 생명체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지혜와 용기는 나를 전율케 했다. (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