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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샘터 5월호>가 따스한 봄소식을 잔뜩 안고 찾아왔다. 특히 이번호는 2016년 샘터상 수상작이 수록되었다. 이웃의 정겨운 이야기를 실어온 <샘터>만의 특별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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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1편의 응모작 가운데 당선된 <생활수기> 당선작이 눈에 들어온다. 뇌졸중으로 8년 이상 투병생활을 한 이유연 씨. 그녀의 글은 불평과 불만 속에 살아온 내게 하나의 경종을 울렸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이 아니라 마음인지도 모른다. 무너진 육신과 함께 사라진 영혼의 의지를 되찾아야 내가 일어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선 삶의 의지를 유발하는 꿈과 희망이 있어야 했다. (82쪽)
나도 희망을 갖고 살아야겠단 다짐이 절로 나온다. 특히 그녀가 아픈 중에 책을 읽고, 글을 써 간 모습이 참 숭고하단 생각이 든다. <시조> 부문과 <동화> 부문 당선작도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 볼만큼 좋은 내용이었다.
브라운관에서 아버지 역할을 많이 해 온 연기자 ‘신구’와의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평생 연기를 해온 그의 고백이 절절했다.
“이 나이가 됐어도 아버지 연기를 할 때마다 나 역시 돌아가신 우리 선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배우는 거지. 아무리 훌륭한 배우도 아버지를 제대로 연기할 수는 없어. 아버지는 연기만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대상이거든.” (17쪽)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 나갈 노배우를 응원한다.
이해인 수녀의 글도 인상깊었다. 감옥의 신창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시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내가 쓴 글이 아니더라도 많은 경우에 시는 공감의 힘으로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듭니다. 간결한 상징 언어를 통해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 가장 짧은 말로 깊은 뜻을 전하는 시가 좋아 나도 어린 시절 밤새워가며 시집을 읽고 시를 짓곤 하였습니다.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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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문화지리학자 김이재 교수의 인터뷰, 샌드 아티스트 하랑의 이야기 등이 흥미로웠다. <과학에게 묻다>, <서민의 글쓰기>, <올 댓 브랜드> 등의 고정꼭지는 여전히 알찬 이야기로 가득 찼다.
벌써 여름이 온 것처럼 더워진다. 이럴 때, <샘터 5월>호와 함께 아름다운 봄날을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