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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게 배웠어 - 현명한 엄마를 위한 그림책 수업
서정숙.김주희 지음 / 샘터사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다섯 살 아이가 있다. 보통 아이들처럼, 자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조른다. 의무감에 후다닥 읽어 내려간다. 적혀 있는 문장을 빨리 읽어 줄 뿐이다.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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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게 배웠어』는 나와 같은 아빠와 엄마를 위한 책이다. 그림책 평론가 서정숙씨와 동덕아동철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주희씨의 작품이다. 저자는 그림책 감상을 ‘산책’에 비유한다.
종종 부모 대상 그림책 강연을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그림책 감상을 ‘산책’에 비유하곤 합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자연 하나하나가 산책의 목적이듯, 그림책 속 인물을 만나고 사건을 경험하는 것, 그림책의 글과 그림이 빚어내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이 모두 그림책 감상의 목적이라 여기기 때문이지요. (4쪽)
저자의 말처럼 마치 산책을 하듯,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엄선한 30권의 좋은 그림책을 통해 각 그림책의 특징과 매력 포인트를 상세히 담았다. 또 ‘그림책 속 숨은 1cm’에서는 부모가 미처 발견하지 못할 그림책 속에 숨은 의미를 전달해 준다. 예를 들면 이렇다.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에서도 아빠는 식탁 저편에 앉아 신문만 보고 있습니다. 《돼지책》에서도 아빠는 신문을 봅니다. 신문을 보거나 들고 있는 아빠에는 어떤 상징이 담겨 있는 걸까요? 혹시 자기 주변 세상일에 관심이 많아 늘 신문을 보기는 하지만 정작 내 앞의 가족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에는 무딘 사람을 상징하는 건 아닐까요?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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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에도 ‘그림책, 아는 만큼 보인다’에서는 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이론이 담겨 있다. 더불어 ‘그림책 TALK’에서는 그림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실제 대화의 예가 제시되어 있다. 집에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 이 대화는 당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림책 산책길에 함께하면 좋은 그림책 100선>이 수록되어 있어 앞으로 그림책을 선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항상 의무감과 부담감으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산책’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큰 즐거움이 되었던 그림책, 이젠 아이에게 그 즐거움과 재미를 전달하고 싶다. 유익한 책 『그림책에게 배웠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