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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 ㅣ 아우름 9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평점 :
출근 길 지하철 안.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를 만지작거린다. 스마트폰. 책을 읽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언제부턴가 이 풍경이 자연스러워졌다. 비단 지하철만은 아니리라. 어디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빛보다 빠른 스마트폰과 인터넷 시대에 느릿하게 책을 읽는다는 자체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우직하게 책을 말하고, 글쓰기를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 장석주.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광화문 글판의 시 <대추 한 알>의 주인공이다. 그는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에서 책 읽기를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에 담긴 지식이나 사상이 자신의 내면으로 스며들어 와 생각이 확장되고, 자아가 확장되는 과정입니다. (18쪽)
바쁘고 급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 책을 읽지 않는다고 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자아가 확장되는 과정’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책 읽기가 어느 행위보다도 급하고 중요한 일임을 자각한다. 책 읽기가 왜 중요한지 작가는 계속 말한다.
누구도 자기의 우주 바깥으로 나가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자기가 만든 우주 안에서만 숨 쉬고 생각하며 살 수 있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우주의 경계를 더 넓게 밀어 가며 확장하는 일입니다. (22쪽)
책 제목과 잇닿는 말이다. 내가 읽는 것이 곧 나의 우주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효과적인 책 읽기를 권한다. 3만 권의 장서 속에서 사는 작가는 서재의 중요성을 말한다. 크기에 상관없이 먼저 ‘나만의 서재’를 만들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독서 목록을 만들어 가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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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터득한 책 읽기 노하우도 소개한다. ‘중요한 책은 적어도 세 번 읽기’, ‘기억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읽기’ 등이다. 40여 년 동안 90여 권의 책을 써 낸 ‘문장노동자’답게 작가는 글쓰기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글쓰기는 이렇다.
글쓰기는 작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입니다. 산다는 것은 세계를 향해 자기를 표현하는 일이고, 글쓰기는 자기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니까요.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103쪽)
한 번 읽고 휙 던져 버릴 책이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최소한 세 번, 아니 그 이상 곱씹어서 읽어야 할 책이 이 책이다. 책장을 넘어가는 속도가 느려질 때, 책보다 스마트폰을 많이 쳐다볼 때 읽어야 할 책이 이 책이다. 바쁜데 언제 책을 읽어야 하냐고? 지금이다. 지금이 바로 나의 우주를 창조하고 넓혀갈 때이다.
책은 나 아닌 타자들의 사색과 체험이 가득 차 있는 세계요, 무궁무진한 우주입니다. 따라서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세계, 그 우주로 초대받는 것이지요. (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