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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샘터 2월호>가 찾아왔다. 김상구 판화작가가 그린, 분위기 있는 앞표지를 찬찬히 보고, 뒷표지의 글 <좋은 습관, 나쁜 습관>을 읽는다. 천천히 샘터를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먼저 유종호 문학평론가의 에세이가 눈길을 끌었다.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볼 때, 어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있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객관적·실증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나 통념에 사로잡히면 많은 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역사나 현실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객관적 타당성이 결여된 통념의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의 확대가 중요하다. (12쪽)
<이달에 만난 사람>은 건축가 승효상이었다. 그는 이상적인 건축이 나누는 공간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인 고(故) 김수근 선생과의 일화를 말하며, 건축가의 자세에 대해서도 말한다.
“김수근 선생은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내면은 아주 소심한 사람이었어요. 정말로 소심했는데, 사실 건축가는 소심해야 해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건축을 설계하는 데 주저해야지, 대범하게 함부로 선을 그으면 안 돼요.” (17쪽)
건축가의 인터뷰 이후, 곧바로 <건축학 개론> 꼭지가 이어졌다. 평소 관심이 없었던 건축물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트라이볼’. 그릇처럼 아래가 좁고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거꾸로 된 조개껍질 모양의 구조물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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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글은 이번에도 울림을 주었다.
“이런저런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나는 느끼는 게 많았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정말로 위독한 순간의 나를,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좀 더 자주 그려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예측 불허이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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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알찬 글이 <샘터 2월호>에 빼곡히 쌓여 있었다. 얼마 전, 책을 쓴 가수 김현성의 글, 김용택 시인의 시 <나무>, <공원국의 춘추전국>, <서민의 글쓰기>, <100세 시대 건강법> 등 흥미로운 글이 많았다.
바람이 매서워, 외출이 꺼려진다. 따뜻한 공간에서 좋은 글을 읽어보며 추위를 이겨보는 건 어떨까. <샘터>가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