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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어느새 달력이 다 넘어가, 1년의 마무리를 하는 시점이다. 아직까지는 기대와 설렘보다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런 마음으로 <샘터 12월호>를 읽는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 먼저 다가온다. 편지다. 독특하게 수신인이 사람이 아니다. 바로 “한 해 동안 함께해준” 시간에게 쓴 편지. 수녀님은 시간이 생명, 선물, 친구, 스승, 의사, 여행길의 안내자, 그리고 만남과 이별의 문이라고 말한다. 한 번도 시간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 없었기에 신선했고, 항상 내 옆에 있던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년의 마지막이기에 더욱 특별했던 시였다.
시간은 만남과 이별의 문입니다.
내가 이 세상으로 나올 때 문을 열어주었듯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죽음을 향해 문을 열어주고 닫아줄 침묵의 성자!
당신과 다시 만날 수가 없음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날이 언제가 되든 기쁘게 순명할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
영원한 이별조차 앞당겨 묵상하게 해주시는 당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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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최백호의 짧은 인터뷰도 반가웠다. 내년이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단다. 참 굴곡진 인생이었다. 생후 5개월 째 아버지를 잃고, 스무 살에 어머니까지 여의었다고 한다. 밤무대에서 일하며 먹고 살기 위해 노래하던 시절도 있었다. 아직도 지갑에 아버지의 사진을 넣고 다니고, 부모님의 사진을 현관 앞에 걸어두고 매일 문안 인사를 드린다는 최백호. 그의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이 참 절절했다.
가수 외에도 개인전을 두 번이나 연 화가, 라디오를 진행하는 DJ, 한국음악발전소의 대표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최백호.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활동할 그의 모습을 응원한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생소한 직함을 갖고 있는 윤선현의 <정리의 달인>도 의미 있었다. 이번 호는 ‘종이 한 장으로 2015년 정리’이다. 옷과 책 같은 유형의 물건만 정리의 대상으로 생각했었는데, 새로웠다. 그가 제시하는 정리 방법을 살펴보자.
① 인상적인 장소 꼽기 ② 베스트/워스트 아이템 선정하기 ③ 올해 5대 뉴스 선정하기 ④ 성공/실패 스토리 만들기 ⑤ VIP에게 연하장 보내기.
이것을 다 해 보진 못하더라도 한두 개라도 실천해야겠다. 올해를 잘 정리해야 내년을 잘 시작할 수 있으니까.
이외에도 <샘터 12월호>에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글이 빼곡히 쌓여 있다. 조금은 마음이 들뜨고, 분주해지는 이 때, 샘터와 함께 마음이 따뜻해지고, 채워지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