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손님 - 예수님이 우리 집에 오신다면 IVP 그림책 시리즈 8
데이비드 짐머만 지음, 이지혜 옮김, 최정인 그림 / IVP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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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손님, J에게

J. 얼마 전, 소식을 들었어요. 당신이 제 친구 집에 방문했더군요. 조금 의아했어요. 친구는 거의 손님을 들이지 않거든요. 평소 일 밖에 모르고, 집에 와서는 씻고, 잠만 자는 친구예요. 그런 친구가 손님을 들였다니. 게다가 계속 같이 지냈다면서요. 놀라운 일이예요.

 

친구 집에 다른 사람들도 초대했었다면서요? 직장도 찾아갔고요? 솔직히 말해 약간 걱정됐어요. 친구가 갑작스러운 걸 싫어하거든요. 조용한 성격의 친구에게 너무 무례한 건 아니었을까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친구가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나중에는 상황을 받아들이더라고요. 친구가 그랬어요. “에고 말도 마! J 완전 독종이야. 어쩜 그렇게 내가 싫어하는 행동만 하니? 그래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더라.” , 이런 말도 했었군요.

 

그런데 불현듯 아이러니를 느꼈다. 집이란 따뜻한 관계를 경험해야 할 곳이며 동시에 우리가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장소가 아닌가. (20)

 

친구가 많이 외로웠나 봐요. 집에선 항상 혼자였고, 직장에서도 일만 했지, 사람들과 거의 관계를 맺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J가 초대한 사람들과 같이 밥 먹으며, 웃는 게 그렇게 좋았나 봐요. 오죽하면 이런 얘기를 했겠어요?드디어 우리 집에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31)

 

며칠 전에 봤는데, 그렇게 얼굴이 좋아 보일 수가 없었어요. “너 정말 내 친구 맞니?”하면서 완전 놀랐다니까요. 직장 얘기를 좀 더 할게요. 평소 친구는 직장에서 엄청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직장 동료와도 갈등이 많았죠. 그런 관계있잖아요? 겉으론 허허 웃고 있는데, 속은 부글부글 끓는. 아마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저도 그렇죠. 직장은 일하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냥 어쩔 수 없이 돈 벌기 위해 다니는 곳 아닌가요? 

 

그런데 J, 당신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직장에서도 사람들의 참 필요를 봤다고나 할까요? 아픔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친구와 직장 동료들의 문제를 정확히 꿰뚫으신 것 같아요. 결국 친구의 직장 문제를 해결한 거잖아요?

 

맞다. 그런 일도 있었지요? 친구의 옛 사진첩을 훑어 봤다고요? 좀 걱정됐어요. 친구가 인간관계에 실패가 많았거든요. 남녀관계에서도요. 한두 번인가 친구가 깨진 관계에 대해 말했었는데, 참 슬퍼보였어요. , 있잖아요? 사람마다 꼭 숨기고 싶은 것. 그게 친구에겐 인간관계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당신이 아픈 부분을 건드린 거잖아요.

 

그런데, ! 너무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친구가 그런 말을 했어요. 여전히 아파. 하지만, 고통을 내려놓고 잠재울 만한 곳을 찾았어. 그러자 J가 사랑, 친밀감, 지혜 같은 것들로 채워주셨어.(53)” 친구와 함께 우셨다면서요. 함께 울어줄 사람이 친구에겐 필요했나 봐요. 참 고마워요.

 

당신은 친구에게 직접 쓴 편지도 주었지요. ‘경고장이라고 써진. 약간 우려도 됐어요. 왠지 경고라는 말이 무섭잖아요. 이제 좀 마음 안정된 친구가 당신을 내쫓지나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런데, 역시나 당신은 따뜻한 제안을 주셨습니다.

 

나는 너와 함께 살고 싶단다. 영원히. 이곳을 나의 본거지로 정하고 너랑 같이 사는 거지. 네 것이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네 것이 되는 거야. (58)

 

 

다행히 친구는 제안을 받아들였죠. 항상 외롭고 어딘가 불안했던 내 친구.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요. 마치 둥지 안의 새끼 새들처럼 말이에요.

 

제가 이렇게 불쑥 편지를 드린 이유가 궁금하시죠? 이제야 말할게요. 저희 집에도 오실 수 있나요? 청소도 해야 하고, 손님을 들이는 걸 저도 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친구의 모습이 어쩌면 제 모습이거든요. 항상 움츠려 있고, 사람을 피하는 나, 직장에서든 어디에서든 사람을 사람의 본 모습으로 보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는 나. 무엇보다 제 안에 해결되지 못한 여러 문제들이 엉킨 실처럼 뒤죽박죽이거든요.

 

당신이 친구에게 했던 그 말,난 결코 널 떠나지 않을 것이다. 널 사랑하니까.”(59) 이 말이 계속 떠올라요. 그리고 되뇌어 봐요. ‘날 결코 떠나지 않는 분이 있다니...’ 이 사실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J, 당신이 하신 이 말이 제게도 동일하겠죠?

 

짧게 쓰려 했는데,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 하고 싶어요. 제 친구에게 찾아와 주시고, 함께 하신 것이요. 뜻밖의 손님 J, 꼭 방문해 주세요. 기다릴게요. 예수님.

 

* 이 서평은 출판사가 책을 제공하여 독자가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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