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 고전 속 지식인들의 마음 지키기
박수밀 지음, 강병인 서체 / 샘터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삶이라는 게 녹녹치 않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나 혼자 끙끙 지고 가는 것만도 같다. 주위를 둘러봐도 다들 바쁘고, 각자의 짐으로 힘겨워 보인다. 그럴 때, 고전을 전공하는 학자가 조언과 함께 한 권의 책을 건넨다.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주어진 자리는 운명일 뿐, 그 사람의 몫이 아니다. 허나 주어진 운명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놓인 환경에 적극적으로 맞서 나가는 것은 그 사람의 의지와 성품에 달린 일이다. (9)

 

작가 박수밀은 고전에서 조언을 찾는다. 옛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들의 인생의 좌우명을 듣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는 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처했던 환경과 그들이 그 속에서 살았던 치열한 삶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 장기나 바둑 등의 잡기를 전혀 못 했다. 세상 물정에도 어두웠다. 그런 그가 한 가지 매진한 것이 바로 책 읽기였다. 그는 스스로를 책만 보는 바보, 곧 책벌레라고 자칭한다.

 

그가 스물 두 살이던 겨울밤, 엄청난 추위에서 이덕무는 한서한 질을 이불 위에 늘어놓아 추위를 이겨냈다. 논어한 권을 세워 바람막이도 만들었다. 게다가 손가락이 얼어 부르텄지만 빌려 온 책을 베껴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의 노력 때문일까. 별다른 장기가 없었지만, 이덕무는 최초로 규장각의 검서관이 되었다. 이후, 최초의 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으며, 훗날 3371권 분량의 청장관전서도 남겼다. 평생 우직하게 책만 읽어왔던 이덕무, 어떤 화려한 재능과 장기보다 꾸준함이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종 스마트 기기에 자리를 잃어버린 책의 유용성도 이덕무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이황, 이이, 이규보, 유성룡, 박지원, 정약용, 이순신 등 고전 속 지식인들이 자신의 삶을 내비친다. 그리고, 각 사람마다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깨우친 귀한 좌우명을 가르친다.

 

이 책의 좌우명은 무엇보다 나에게 주는 따뜻한 격려이다. 삶을 생각하노라면 문득 서럽고 아픈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삶은 외롭고, 가련한 것. 생각해 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그러나 흔들리는 마음을 굳게 붙들고 자신의 길을 지켜 간 옛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11)

 

무엇 하나 확실한 것 없는 이 시대, 그래도 먼저 이 길을 걸어간 그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들이 주는 참된 위로와 격려 속에 다시 한 번 이 길을 걸어가 보자. 우리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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