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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메르스의 공포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때, 어김없이 찾아온 <샘터 6월>. 공교롭게 이번호 샘터 에세이는 <메멘토 모리>라는, 약간은 무거운 주제의 글이었다. 편집장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절절히 보인다.
이제 아버지가 가고 나니 그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던 데 대한 회한에 잠을 못 이룬다. 어렸을 적 그와 함께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이 글로 위안을 삼는다. 로마의 장군들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할 때마다 그의 뒤에서 경구처럼 들려주던 말이 생각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그대도 죽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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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달에 만난 사람>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달 시화전을 열어 소외계층을 돕고 있는 시인 권대웅이다.
권 시인은 달 시화전이 동네 책방과 지역 주민이 상생, 연대하는 계기가 된다면 바랄 게 없다고 토로했다. 동네 책방이 지역으로 스며들고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는 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된다면 만족한다는 것이다. (17쪽)
“나를 시인으로 키운 건 가난”이라며 회상한 그는, 그동안 선보였던 여린 감수성의 시어들이 달동네에 살던 시절에 빚졌다 할 수 있다. 그의 바람과 꿈이 이루어져, 소외 계층의 많은 사람이 문화를 향유하고, 누렸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호에는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유정식 대표가 전하는 <과학에게 묻다-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뭐가 좋을까>. 유 대표는 자신의 생체 리듬에 가장 잘 맞는 시간대를 선택하라고 주문한다. 또한, <정리의 달인-장마철 대비 베란다, 현관 정리> 글은 이제 닥쳐올 장마철에 집안을 정리하는 좋은 팁이 되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 강원 삼천 근덕면 일대를 취재한 <그곳에 가고 싶다>도 좋은 인상을 주었다. 아직까지 낯선 삼척, 그리고 삼척의 맹방 해변. 그곳에 이번 여름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봄날은 간다. 이 부제는 영화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삼척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여행이 끝나가지 않는가. 짧은 사랑, 짧은 여행, 그리고 짧은 인생. 마음껏 누릴 수 없기에 빛나는 것들이다. (23쪽)
여름의 시작 6월. 현충일과 한국전쟁 등 추모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바쁜 시간 속에서 소중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시간이 되길. 따뜻한 <샘터 6월호>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