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아직은 쌀쌀한 이 때, 따뜻한 봄소식을 가득 안고 온 <샘터 3월호>.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한번 풀어보자.
이번 호에는 정들었던 지면과의 아쉬운 작별이 있다. 먼저 김종광 작가의 연재소설 <이웃>. 2010년 4월부터 지금까지 평범한 듯 특별하고 소소하지만 둘도 없는 이야기 속에 우리네 일상을 담아 담담한 감동을 전달했었다. 전부 다 읽진 못했지만, 이웃의 이야기를 통해 웃고 울고, 같이 기뻐했었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참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동안 따스함을 전달한 김종광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2010년 1월호부터 5년 동안 연재되었던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도 이번 호에서 독자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그동안 편지가 <연약함의 힘>이란 책으로 엮였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인생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살아볼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여행인 것 같습니다. 더 큰 깨침의 문들이 하나씩 열리니까요. 여러분도 삶 속에서 많은 진주를 만드시고, 그걸 소중히 꿰어 목걸이도 만드시고, 물에 빠질 때마다 진주를 찾아내시길 기원합니다. (116쪽)
한편, 인천국제공항을 지키며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코너인 <공항 24시>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안의 갑>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갑과 을’의 문제를 진단한다. 짧은 글을 통해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갑질’을 볼 수 있었다. 화자는 이렇게 글을 맺는다.
‘갑질’은 누군가에게서 보고 배우거나 당하면서 체득한 것일 테다. 갑질하는 세상은 당장 바로잡기 어렵겠지만 내 선에서 시작될 갑질의 고리는 끊을 수 있다. 우리 안의 갑을 추방하자. 그게 나와 누군가의 미소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41쪽)

이외에도 샘터 3월호에서는 <사시사철 기차여행>, <이색 협동조합>, <기생충에게 배우다>, <예술로 다독다독>, <실내 텃밭>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마치 소중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다. 샘터 3월호와 함께 미리 따뜻한 봄을 느껴보지 않겠는가.
가족, 동료, 친구. 이 세 단어에는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그건 바로 행복의 충족 조건들이 아닐까요. 행복하게 사는 데는 엄청난 부(富)나 명예, 권력 같은 특별한 것이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족이나 동료들과 유쾌하게 웃고 사는 맛, 더구나 속살처럼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좋은 친구는 제겐 행복의 열쇠 같습니다. (4쪽, 발행인 김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