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스미레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웃는 건, 늘 타인을 향해서잖아? 우선 타인을 웃게 하기 위해 내 웃음이 존재하고, 그래서 타인이 웃어주면 그 웃음이 내게도 돌아온다는 거야.” (130)

 

여기, 웃음이 매력적인 싱글녀가 있다. 이름 자체가 웃음(smile)을 일본 발음으로 읽은 스미레. 그녀는 거대 음반사를 박차고 나와 1인 인디 레코드 회사 스마일뮤직을 이끈다. 아직 자리가 완전히 잡히지 않았지만, 그녀가 관리하는 밴드는 점점 성장해 객석의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에게 어려움이 닥친다. 조금씩 웃음을 잃어버린다.

 

그녀가 공들여서 키워 갔던 그 밴드, 돌연 다른 큰 기획사로 자리를 옮긴다. 설상가상으로 애인과도 연락이 안 되고, 앞으로의 관계가 불투명해진다. 웃음은커녕, 앞으로의 일을 심각히 걱정해야 하는, 이런 눈물 짓는 상황에서 스미레는 어떻게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소설 스마일, 스미레는 일본 소설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신작이다. 작가는 그동안 무지개 곶의 찻집, 쓰가루 백년 식당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히 그려냈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대도시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직장여성이다. 작가는 대도시를 이렇게 묘사한다.

 

도쿄는 밀도가 높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농밀하다. 흥겹고 늘 자유롭지만, 이따금 나 자신의 호흡과 리듬에 위화감을 느낄 때도 있다.

주위에 사람이 만아서 즐거울 텐데도 문득 마음 안쪽을 들여다보면, 어두컴컴한 곳에 외톨이가 된 내가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을 때가 많았다. (116)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실제로는 외로운 이 시대 사람들을 소설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인디 밴드의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작가는 실제로 레코드 회사의 여사장을 밀착 취재했다고 한다.

 

어쩌면 심각하고, 우울하게 흘러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유쾌했다. 마치 청춘영화를 보는 듯 인물들이 생생하고, 입체적이었다.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거기에 톡톡 튀는 신선함을 덧입힌 작가의 역량이리라.

 

좌충우돌,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고, 도시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스미레. 어쩌면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과 겹쳐 온다. 작가는 치열히 살고 있는 모든 스미레를 응원한다. 웃음을 잃지 말자. 웃자!

 

하늘은 어두워도, 인생은 밝아요. 다 잘될 겁니다.”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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