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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청년의 명랑 르포르타주 - 혁신의 씨앗을 찾아 바다를 건넌
2014 SEEKER:S 지음, 사단법인 씨즈 기획 / 에이지21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미생>. 작년 말, 사회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이 시대 직장인과 청년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었다. 주인공 장그래는 마지막 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며 나아가는 것이다.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그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다시 길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 하지만 누구나 가진 않는다? 말장난처럼 들린다고? 사실이지 않는가. 하지만 여기 다른 경우도 있다.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은 청년들이 여기 있다. 심지어 멈추지 않고 아직도 계속 걸어 나간다.
새로운 봉사문화를 꿈꾸는 <볼런컬처>,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꿈꾸는 <우리동생>,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고민하는 <스페이스 100>, 다음 세대의 리더십과 민주주의를 준비하는 <더넥스트>, 즐겁게 나무를 심고 있는 <트리플래닛> 등 11팀 29명의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청년은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적이고 독특한 활동을 벌여 왔다. 더 나아가 작년, 청년 사회적 기업가 지원 사업인 ‘씨커스(SEEKER:S)’ 지원으로 해외 선진사례를 탐방했다. 이들의 활동과 해외 탐방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우리 시대 청년의 명랑 르포르타주』.
11팀의 활동과 사업이 각기 달랐지만,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질문’과 ‘관심’. 그냥 유지하려 하고, 안전한 길을 찾는 사회의 관습을 그대로 따르지 않은 것이다.
고다연 - 국내에서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에는 잘 찾아서 꾸준하게 했었는데 말이에요. 또 뭔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찾아본 곳은 전부 계속해서 참여해야 하는 곳이었어요. ‘봉사를 조금 더 쉽고 부담 없이 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5쪽)
오김현주 - 창립총회에서 이름을 정할 때 격렬한(?) 토론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담자’라는 의미에서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이 되었어요. 의미에 있어서도 이 단어가 우리와 참 맞는 게,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고 동생, 언니, 친구이기도 해요.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요. (69쪽)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을 깊이 고민한 이 두 명. 이들의 고민과 관심의 결과는 어떠할까. 결국 문화적인 요소와 봉사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봉사문화를 만들어 가는 <볼런컬처>, ‘함께 만드는 동물병원’이라는 기치하에 조합원들이 같이 운영하고, 함께하는 방식의 동물병원을 표방하는 <우리동생>이라는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다.
<스페이스 100>, ‘유휴공간을 100% 활용하자’는 의미로 모인 팀이다. 이 팀의 차한백 씨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고 해서 꼭 ‘가장 좋은 길’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안이라는 단어는 쓰고 싶지 않은데, 대안은 어느 한 쪽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니까요. 그저 조금 다른 길을 추구해 보고 싶었어요. (105쪽)
“애초에 길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 그것이 길이 된다.” 중국의 유명한 문인 노신의 말이다. 길이 없다고, 점점 더 살기 어려워진다고 말하는 이 때, 여기 무모할지 모르지만, 용기 있게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2015년, 이들의 뒤를 따라, 아니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지 않겠는가. 자기만의 <명랑 르포르타주>를 써 보란 말이다. 분명 또 다른 사람의 길을 밝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