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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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 누군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렇게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 그러니까....” 하면서 쉽사리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답해야 하고, 그것도 잘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누구보다도 명확히, 그러면서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수십년 동안 생명이라는 화두를 품고 동물행동학자로 살아가는 최재천 박사.

 

이미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등의 책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설파해 온 그가 이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였다. 바로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그는 위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최재천 박사는 책 초반부에 자연의 여러 사례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반증한다.

 

진화의 역사에서 어느 순간에 곤충과 현화식물은 꽃가루받이라는 공생 관계를 만들면서 양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자연계의 가장 기가 막힌 성공 사례 하나만 보아도,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무조건 서로 물고 뜯고 상대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59)

 

이 책의 미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생물학, 그중에서도 동물행동학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세계에서 인정받고, 활발한 연구를 하는 저자이기에 생소해 보였던 동물행동학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이 분야를 공부하였는지, 어떤 보람이 있었는지도 말한다. 더 나아가 학문에 대한 생각도 전한다.

 

나는 모든 학문이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우리는 왜 태어나 이런 삶을 살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나 역시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49)

 

이 책은 샘터 출판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아우름의 첫 번째이다. ‘Aurum’은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이란 뜻으로서 다음 세대에 말을 거는 인문교양 시리즈이다. 이 취지에 맞게 최재천 교수는 다음 세대를 향한 따뜻한 조언도 놓치지 않는다.

 

내가 평생 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막 두드려 보았습니다. 그것은 방탕이 아니라 방황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껏 방황하십시오.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단 한 순간도 이것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겠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는 아름다운 방황을 하기 바랍니다. (157)

 

이 책을 읽고,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단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동물과 식물을 공부하는 학자들 뿐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생명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보여야 한다는 것. 물론, 모든 사람에는 나도 포함된다. 앞으로 누군가가 생명에 대해 묻는다면, 최재천 교수의 말을 인용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잡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생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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