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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십대들의 쪽지>를 기억하는가? 16절지 반쪽 크기의 종이를 묶어 만든 소책자이다. 청소년들의 상담 내용과 사회 명사의 청소년 시절 이야기, 좋은 글귀 등이 실렸다. 이 작은 책에 대한 십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쪽지가 정부 후원금도, 광고도 없이 30년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발행인이었다. 발행인 김형모 씨의 열정과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아끼던 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1984년 9월 이 책자를 만들었다. 2008년 급성췌장염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자신의 사재를 털어 가며 25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만들어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청소년 단체에 무료로 보냈다. 십대들의 수많은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보냈고, 어떤 때는 직접 달려가 함께 울어 주었다. 지금은 그의 뜻을 이어 아내 강금주 씨가 발행하고 있다.
30년간 <십대들의 쪽지>의 취지에 공감해 원고료도 없는 이 소책자에 많은 사회 명사들이 원고를 써 왔다. 보석같은 원고 중, 46편이 아름다운 책으로 나왔다. 소프라노 조수미부터 가수 김창완, 최재천 교수, 산악인 엄홍길, 방송인 김제동 등이 나서서 십대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바로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46명의 선배들은 자기의 경험을 곁들이며, 십대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전달해 준다. 개그맨 이동우 씨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사는 이유는 ‘보답’입니다. 받은 사랑을 다른 누군가에게 되갚기 위해 삽니다. 내가 받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지금 이 시간 아파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보답하는 일이 제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50쪽)
최고의 개그맨으로 인기를 누리다가,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결국 1급 시각 장애인이 된 이동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힘든 시간을 이겨 냈기에 더 큰 울림을 준다. 토크콘서트로 활발하게 청중과 만나고 있는 방송인 김제동도 격려를 전한다.
“오늘 걷는 것이 귀찮다고 쉬지 말고 부지런히 걸어 봅시다. 부지런히 내 길을 걷다 보면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 세상은 여러분만의 것입니다. 내가 걸어서 당도한 세상이니만큼 그 세상도 여러분을 반길 것이고, 여러분도 그 세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86쪽)
한 잡지가 3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도 소책자인 경우는 정말 특별한 일이겠다. 김형모 씨의 노력과 열정이 다른 선배들의 마음을 움직여 보석같은 글이 긴 시간 이어져 온 것은 아닐까. 그 열정과 사랑은 결국 청소년들에게까지 전해졌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하늘에 있지만, 그의 글은 남아 있다.
불평을 선택할 때 우리는 감사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꿈을 선택하기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나요?
이 쪽지를 받는 십대여! 나의 꿈과 반대되는 어떤 일이 오늘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원망이나 포기, 좌절, 반항은 하지 맙시다. 그 장애물이 오히려 나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조각해 가는 연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 힘이 여러분 안에 숨어 있습니다. (156쪽)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라는 시가 있다. 흔들리기에 아름다운 청춘 ‘십대’, 이 책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와 함께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