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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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을 삼점일절이라 부르고, 8.15팔점일오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호칭부터 잘못 부르니,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역사교육을 제대로 시켜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학교는 역사 교육을 축소시키고 있다. 학교 안에서도 밖에서도 아이들은 역사와 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속에서 반가운 책이 어린이들을 찾았다. 바로 역사동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역사 속 의미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동화로 선보이는 샘터 역사동화 네 번째로 열하일기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열하일기는 실학사상을 담은 사상서로서만이 아니라 한국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조선 후기인 1780, 외교사절단의 일원으로 청나라를 방문한 박지원은 청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눈으로 직접 보고 깨달은 경험담을 담아 열하일기를 펴낸 것이다.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는 연암 박지원의 하인으로 함께했던 장복이의 관점으로 재구성했다. 양반, 지식인의 시각이 아니라, 최하층 노비 소년의 시각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을 복원한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20여 종의 연행록과 당시(1780년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열하일기에는 없는 장복이의 여행 이야기(한양에서 의주까지)를 만들었다. 또한, 당대의 유명한 인물들(화원 김홍도, 시인 조수삼, 광대 달문이, 무사 백동수 등)을 등장시켜 당시의 풍속과 사회도 담아냈다. 한마디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원작 열하일기의 골자와 에피소드를 뽑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사책 하면 왠지 딱딱하다는 편견이 있다.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책도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 쉽게 읽힌다. 아마 정보 나열이 아닌 스토리 위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역사를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옛날 한 소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 저마다 힘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복이의 유쾌통쾌상쾌한 여행기를 읽고 용기와 재미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즐겁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껴 봤으면 좋겠어요.” (216)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옛날 조선과 청나라를 거니는 듯한 체험을 할 것이다. 또한, 곳곳에 친근히 그려진 삽화 역시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 준다.

역사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이 없어지는 이 때,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같은 역사동화가 참 반갑다. 이 책과 함께 과거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생활 속으로 풍덩 들어가 보자. 재미와 교훈, 감동과 즐거움이 버무려진 참 교육이 거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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