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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지구가 둥근데, 누구에겐들 평지가 주어질까보냐. 삶이란 움퍽짐퍽 이어지는 것. 우리 모두 평등하게 나이 먹을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워하자. 행운이란, 행복이란 우리의 근면과 성실 사이를 서성거리다가 서서히 자리 잡는다. 이 저물녘엔 자신에게 미소를 짓자. 그 마음 씀씀이 하도 어여뻐 행운의 여신도 미소 짓도록, 우리 찬찬히 그렇게 살자. (12쪽, 정숙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파티> 중)
1년의 맺음달, 12월의 <샘터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곱씹을수록 한해를 찬찬히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달이니만큼, 샘터 12월호에는 한해를 잘 마무리하려는 모습과 함께 힘차게 새해의 문을 열자는 바람이 가득 담겨 있다. 나희덕 시인도 <소멸의 방>이라는 짧은 글을 통해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 독자에게 건네 준다.
우리에게도 아직 다 채우지 못한 시간의 캔버스가 놓여 있다. 둥근 점이 빼곡하게 들어차듯 한 순간 한 순간이 모여 어느새 한 해의 궤적을 이루었다. 그러니 우리가 지나온 시간에 대해서는 저 수많은 점에게 물어야겠다.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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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샘터>의 대표적인 꼭지라 할 수 있는 특집 제목이다. 쉰일곱에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늦깎이 교사, 2년 동안 암투병을 해 온 전문의 등 고난을 이겨 내고, 새롭게 소망을 부여잡은 우리네 이웃들. 그 치열한 삶을 보며 올해 이루지 못한 것을 붙잡지 말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이번 호를 끝으로 여러 연재가 마무리된다.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버스로 시티투어>, <남편 육아기>, <헌책이 말을 걸었다> 등 정들었던 연재가 끝나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새해에 더 풍성하고 깊은 내용의 글들이 찾아올 것이기에 기대도 갖는다.
온 국민의 가슴이 많이도 아팠던 2014년도를 잘 도닥여 보내고 조금은 더 깊은 진실과 조금은 더 아름다운 정의, 그리고 평화를 나눌 수 있는 2015년을 맞길 기원합니다. (116쪽, 현경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지혜> 중)
참 다사다난하고 아픔도 많았던 2014년. 신학자 현경의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샘터 12월호와 함께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잘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