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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샘터 11월호를 받아본 느낌은 ‘가을’ 그 자체였다. 단풍 든 나무를 예쁘게 일러스트로 표현한 겉표지부터 뒷면의 글 ‘90인생을 돌아보며’까지 곳곳에서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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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우리나라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사시사철 기차여행>. 이번 호에서는 가을 분위기에 딱 맞게 ‘가을 팔도장터 관광열차’를 테마로 잡았다. 제목도 센스 있게 ‘왔다! 장 보러’. 특히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와서 알려진 사천시의 삼천포 용궁수산시장 얘기가 흥미로웠다. 삼천포 앞바다가 이순신 장군의 첫승리를 거둔 ‘사천해전’의 격전지라 하니 꼭 가 보고 싶어졌다.
우리가 흔히 쓰는 물건을 재미있게 글로 나타내는 <별별 물건 이력서>. 이번 호는 ‘등산 스틱’을 다루었다. 아무 생각 없이 등산할 때, 쓰는 등산 스틱이 등산로 나무뿌리에게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산 스틱을 내려놓고 내가 오를 수 있는 만큼 산을 만날 때 자연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다.” 필자 이지영 씨(여성환경연대 활동가)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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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호에서는 소설가 최인호 1주기전을 담았다. 작가 최인호는 항암치료를 받느라 손톱이 빠진 손가락에 고무 골무를 끼우고 매일 원고지 20~30매의 글을 토해냈다고 한다. 그가 마지막 창작열을 불태웠던 앉은뱅이 책상과 그 위에 놓인 여러 물건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숙연해졌다. ‘지금 나는 하고 있는 일에 얼마만큼의 열정을 보이고 있는가?’ 자문해 본다.
이밖에도 샘터 11월호에는 일반인들의 땀이 담긴 특집 <하염없이 걸었다>, 제주 산방산온천 게스트하우스를 담은 <사람을 만나는 집, 게스트하우스>, 독특한 화분병원을 다룬 <공짜가 좋아>, 고려인 동포들의 이야기 <희망 늬우스> 등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1년 어느 때보다 하늘이 맑고, 푸른 이 때, ‘샘터’를 들고 동네 어귀라도 산책해 보면 어떨까? 행복이 가까운 데 있음을 새삼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