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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외로움도 힘이 된다’, 샘터 11월호
외로움도 힘이 된다
이번 샘터 11월호의 특집은 <외로움도 힘이 된다>이다. 점점 추워지고, 조금씩 낙엽이 떨어지는 이때, 공감할 수 있는 특집이다. 뒤늦게 대입 공부를 시작했던 유양수 님, 가족과 떨어져 LA에서 혼자 지내며 뷰티스쿨 공부했던 현호 님, 식당에서 하루종일 밥을 나르며 힘들게 일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외로움을 이겨 냈던 이송이 님 등 우리 이웃의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정말 힘든 싸움에서 외로움은 힘이 된다는 것을. (유양수 님) p.57
-나를 지켜봐 주는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에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호 님) p.59
-외로움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흉터도 남겼나 봅니다.(이현지 님) p.62
-외로움을 등에 업고 내가 이루어온 하루하루가 어느새 훤칠하게 자라 있다. (이송이 님) p.63
그리고, 내 눈을 끈 것은 얼마 전 소천한 최인호 작가에 대한 글이었다. 최인호 작가님은 이 <샘터> 잡지에 35년 6개월, 총 402회에 걸쳐 ‘가족’을 연재했다. 그는 생전, 세월이 얼마나 흘렀으며 가족이 얼마만큼 서로 싸우며 흥겨운 것인가를 가늠해보고 싶을 때면 <샘터>에 실린 ‘가족’을 읽어 보았단다. 한마디로 샘터의 역사가 곧 작가님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지면이나마 <샘터>에서 하늘나라로 떠난 작가님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낸 것이 고마웠고, 흐뭇했다.
최인호 작가가 이 세상에서 가족과 나눈 마지막 인사는 “아이 러브 유”, "미 투"였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67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
샘터 11월호는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달에 만난 사람들’은 마음을 훈련하는 스포츠심리학자 ‘조수경’ 씨의 인터뷰를 밀도 있게 다루었다. 스포츠 심리학은 요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학문이라 조수경씨의 이야기를 통해 스포츠 심리학과 상담의 중요성을 새로 조명할 수 있었다.
"행복은 무언가 큰 것을 이룬 다음에 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서 행복을 느낀다면 나는 불행한 사람이 될 수 없어요 . 작은 것들이 쌓이면서 행복을 느끼는 거지요." 그래서 그에게 상담을 받는 선수들은 행복해지는 훈련을 받는다. (p.16)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치는 ‘나의 시민유사 답사기’도 의미 있었다. 우리나라 두꺼비의 대표적 서식지인 충북 청주 ‘원흥이방죽’을 담았다. 개발의 바람으로 서식지를 잃게 된 두꺼비를 살리려고 보호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우리 주위에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너무 파괴되어지는 우리의 자연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지면이었다.
“양서류는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물이나 토양오염에 아주 민감해요. 환경 지표나 다름없습니다. 양서류를 잘 알면 우리가 사는 곳을 이해하게 됩니다.” (사) 두꺼비친구들 신경아 사무부처장 p. 22
이번 호의 특집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은 현경 님의 <연약함의 힘>도 특히 좋았다.
참 자아로 사려면 새로운 종류의 힘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 힘이 바로 ‘연약함의 힘’이라는 겁니다. p.114
<샘터> 11월호 구석구석에는 막 삶에서 길러낸 듯한 삶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바빠서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이 때, 한손에 잡히는 작은 <샘터> 한 권 들고, 가까운 공원에라고 가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