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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아침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이른 단풍을 보러 어디로든 가고 싶은 요즘, <샘터 10월호>가 멋진 추석빔을 입고 찾아왔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는 자연스레 최수원 심판의 인터뷰에 눈이 갔다. 26년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그는 최고의 선수였던 최동원 투수의 동생이기도 하다. 어쩌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심판이기에 그동안 많은 욕을 먹고, 가족들도 힘들어했단다.
“다만 우리는 심판으로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룰을 적용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선수들과 심판은 야구라는 경기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업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42쪽)
나 역시 TV로 야구를 보다가 심판에게 화를 냈던 적이 있다. 1회부터 9회까지 그라운드에서 궂은 일을 하는 심판. 이제부터라도 심판과 그의 판정을 이해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는 감각이 무뎌지기에 비시즌에도 각 구단의 연습경기 출전을 자청하고, 전지훈련까지 따라간다고 한다. 그를 비롯한 이런 심판들의 노력이 한국 야구를 이렇게 발전시켜 나가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최수원 심판의 공정하고도 성실한 판정을 기대한다.
특집 <나이 차를 극복한 우정>도 뜻깊었다. <친구가 된 환자와 물리치료사>, <열다섯 살 많은 푸른 눈의 룸메이트>, <나이 어린 미술 선생님의 격려> 등 6편의 글을 읽으며, 나에게 희망을 주고, 나를 격려해주었던 다양한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트로트가수 윤수현의 인터뷰도 재미있었다. 그동안 트로트가수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젊은 트로트가수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어떤 트로트든 기분이 좋아지게 불러드리고 싶어요. 인생에선 결국 모든 걸 털어버리고 한번 웃을 수 있는 여유가 행복을 좌우할테니까요. 하하하.” (21쪽)
이런 포부가 많은 사람들이 트로트를 찾는 이유이리라.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윤수현의 노래를 통해 활짝 웃길 응원한다.
이외에도 샘터 10월호는 다양한 기사로 넘쳐난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 <바람이 전하는 말>, <역사 타임캡슐>, <사물에 깃든 이야기> 등. 한번 읽어버리기엔 아까운 이야기가 많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요즘. 샘터의 숨어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