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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 나의 미라클, 나의 보리
최보람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평점 :
반려동물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된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려견과 주인과의 삶을 그린 에세이, 만화도 계속 나오고 있다. 『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이 책도 그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다른 책들과 달리 가슴속에 남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동물병원. 한 강아지가 온 지 육개월이 지나도록 반려인을 만나지 못해 쇼윈도로 밀려나 바닥으로 내려와 있다. 일주일 전, 분양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파양견이었다.
개월 수에 맞지 않게 작은 몸, 푸슬푸슬한 털. 그 강아지는 ‘SALE’중이었다. 한 손님이 그 모습에 측은함을 느껴, 운명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간다. “이 아이, 제가 데려갈게요.” 불쌍한 강아지의 이름은 작가 이름을 닮은 ‘보리’가 되었다.
이 책에선 작가와 강아지의 일상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산책, 배변, 다른 강아지들과의 관계... 작가와 보리의 10년이 담겨져 있다. 출근을 했을 때, 하루종일 보리는 어떻게 지낼까 걱정한다. 하루종일 먼 곳만 바라보는 보리를 보며, ‘너 역시도 방해받고 싶지 않는, 혼자이고 싶은 날이 있는 거다’라며 이해한다.
털 상태가 엉망인, 배가 많이 고픈 길고양이를 만나기도 한다.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쉬워하며 고양이를 지나치기도 하지만, 한 아주머니가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것을 알고 한시름을 놓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게 별거 있을까.
지나가는 배고픈 고양이에게 먹이를 건네는 것. (108쪽)

어쩌면 작가와 보리의 삶.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간 10년. 그 사실만으로 코가 찡하다. TV나 매스컴에서는 길고양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폭행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어떻게 같이 살아가는 생명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며, 반려동물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