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덧 1년의 절반이 지났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더워지는 이때, 반가운 친구 <샘터>가 산뜻한 옷을 입고 찾아왔다. 알록달록한 표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바늘꽂이였다. 우리나라 전통 물건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었다. 장영희 교수님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었다. 얼마 전에 장 교수님의 10주기 추모모임이 있었고,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100쇄 기념본이 나왔다. 그런데, 교수님의 오빠가 별세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에게 꾸준히 책을 읽는 기쁨, 공부하는 기쁨,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을 사랑하는 기쁨을 알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내가 1주기에 썼던 추모시의 한 구절로 이 편지를 마무리 할게요. ‘그대를 향한 그리움 모아/ 이웃 사랑 넓히는 길을 만들고/ 감사의 꽃밭을 만드는 사람들이 될게요/ 일상의 밭에 묻힌 진실의 보석을 찾아/ 열심히 갈고 닦는 기쁨의 사람들이 될게요.’ (14)

 

수녀님의 시처럼 장영희 작가님의 글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하늘나라에서 장영희 작가님과 오빠가 반갑게 만나 오랜 얘기를 나누고 있지 않을까.

 

조문호 사진작가의 인터뷰도 인상깊었다. 그가 머무는 동자동 일대엔 보증금 없이 20만 원 남짓한 월세만 내고 사는 쪽방이 천여 개나 밀집되어 있단다. 그는 이곳에서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대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럴수록 지금껏 눈여겨보지 않는 대상을 찾아내 연출하지 않고 대상의 마음이 전해지도록 찍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42)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사람과 사물을 찾아 셔터를 누르는 조문호 작가. 그의 앞으로의 작업에도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의 한 구석의 좋은 기록이 되리라.

    

 

특집 <뜻밖의 위로를 주는 사물>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웃들이 언급한 만년필, 롤링페이퍼, 심슨 티셔츠, 카메라... 나는 과연 어떤 물건을 갖고 있고, 그것들은 어떤 추억을 남기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샘터 7월호는 소소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넘쳐 난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휴식의 기술>, <마을로 가는 길>, <그 사람의 소울메이트>... 많이 더워지는 이때, 샘터와 함께 좋은 휴식을 갖고 싶다. 아울러, 남은 6개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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