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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 다시, 희망에 말 걸게 하는 장영희의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좋은 작가란 누구일까.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겠다.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내게 좋은 작가란 장영희 교수였다. 글도 글이지만, 삶 자체가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지금은 하늘에 있지만, 그의 글은 여전히 남아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장영희 작가의 문장들을 모은 책이 나와 반갑다.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그저 예전에 썼던 글을 모은 ‘짜집기’책이 아닐까 생각도 됐다. 그렇지만 글을 읽으며, 생전 작가의 삶을 다시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내 생애 단 한번』,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에서 길러 올린 작가의 애정어린 글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위대한 순간>이란 글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 위대한 순간은 우리가 모르는 새 왔다 갔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아니면 우리 스스로 하찮게 생각하는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무심히 건넨 한마디 말, 별 생각 없이 내민 손, 스치듯 작은 미소 속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111쪽)
내가 무심코 흘려 버렸던 위대한 순간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지금 내 곁에 놓치고 있는 순간들도 생각해 본다. 또 다른 글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 (141쪽)
내가 허둥지둥 살아온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 봐야겠다. 나는 귀중한 인생을 허비하고 있진 않을까.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작가. 잘은 모르지만 작가의 삶은 죽기 전까지 감격과 열정으로 살지 않았을까.
시처럼, 때로는 삶을 일깨우는 잠언처럼 작가의 문장들은 나를 어루만진다. 작가의 유산과도 같은 귀중한 문장들을 맛볼 수 있어 다행이다.
가정의 달이라는 5월. 누군가에게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 책을 전하면 어떨까. 잊지 못할 근사한 선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