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운에 빠진 고동구 ㅣ 샘터어린이문고 52
신채연 지음, 이윤희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돌아다닌 적 있다. 잎이 네 개 있는 클로버를 찾느라 다른 클로버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네잎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기 때문. 빨간펜으로 이름도 쓰지 않았다. 큰일이 생긴다나. 어렸을 때는 왜 이렇게 행운에 집착했었는지...
『행운에 빠진 고동구』는 행운을 바라는 소년 고동구의 이야기이다. 동구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이다. 동구에겐 15초 차이로 늦게 태어난 쌍둥이 동생 동이가 있다. 둘은 쌍둥이지만 참 다르다. 통통한 동구와 달리 동이는 날씬하고, 늘 백 점을 맞는 동이와 달리 동구는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엄마는 동구를 보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차라리 동이가 더 빨리 태어나서 누나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동구야, 동이 공부할 때 너도 좀 해 봐. 맨날 공만 갖고 노니?” (13쪽)
생일을 맞은 동구는 반 친구 채린이의 선물을 기대한다. 그렇지만, 동이만 받고 자신은 받지 못한다. 게다가 9월이 생일인 사람에게 행운의 색은 ‘핑크색’이고 피해야 할 색은 ‘초록색’이라는 내용을 듣게 된다. 동구는 심란할 뿐.
초록 물건만 잔뜩 있는 동구에게는 놀랍게도 불운한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중요한 축구 시합을 앞두고 있어 동구는 더 심각해진다. 결국 친한 친구에게 핑크색 지우개를 빌리기까지 한다. 과연 동구는 불운을 이겨내고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간만에 읽은 동화책. 짧은 내용이지만,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잘 보이려는 모습, 친동생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반 친구들과 시도때도 없이 축구하며 놀던 모습... 평범한 초등학교 2학년 학생 고동구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고, 과거의 내 모습과 겹쳐 왔다.
또한, 중간중간의 삽화가 너무 사실적이고 재미있었다. 마치 내가 초등학교 아이들의 현장 속으로 찾아간 기분이랄까. 그렇다면,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이 책을 읽은 모든 친구들이 행운을 만날 준비와 기회를 만들기를 바라요. 행운은 노력하고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거든요. 행운을 만나게 될 우리 친구들을 항상 응원할게요! (103쪽)
어린 친구들을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작품 전체에서 느껴져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동심을 잃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작가의 응원이 동일하게 전해진다. 일곱 살 아들과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고 싶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