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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작년 백상예술대상 특별무대를 보고,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란 노래를 처음 알았다. 내가 열심히 본 드라마와 영화 속 아역배우들이 삼삼오오 모여 코로나 이전의 당연한 것들을 그리워 하면서도, 당연한 것들을 되찾을 날을 그리는 모습이 내 마음 속에 진하게 남았다. 코로나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된 요즘, 그림책으로 다시 한 번 '당연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맞이했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도 아이들이 노래를 불러서인지, 노랫말이 참 아름답고 동화 같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렇게 느낀 노랫말을 이렇게 지면에서, 그것도 아름답고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읽으니 사뭇 새로웠다. 학교에 모여 뛰어놀고, 명절엔 가족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고, 날 좋은 날엔 꽃놀이를 가고, 방학 때는 여행도 가는, 그런 당연한 일상을 오랜만에 글과 그림으로 다시 만나니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졌고,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되려 당연해진 것을 깨달음에서 오는 기시감이었다.

코로나 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전의 생활을 오래 해온 나에게도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외출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이런 이상한 당연함 속에서 막연하게 '언제 원래대로 돌아갈까'하는 생각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는데, <당연한 것들> 노랫말을 읽고 그림을 보며, 그 전의 생활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문득 그 전의 생활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계속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당연한 것들을 기억하자는 소중한 노랫말이 참 따스하게 느껴졌다. 당연한 것들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돌아올 것이라 믿어야겠다. 그래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연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되살려주는 따스한 그림책이었다. 노래와 함께 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