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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홍인순 지음, 이혜리 그림 / 보림 / 2020년 9월
평점 :

작고 귀여운 동화책에 아주 어린 아이가 그려져 있어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과 '왜 우니?'라는 제목이 아이가 곧 울 것을 예상하게 합니다. 책을 펴보기도 전에 '울지마'하고 말하고 싶게 만드는 표지에요.

부스스한 머리, 불그스름한 얼굴, 오동통한 팔과 다리를 가진 해인이. 기저귀를 차고 으앙 우는 해인이의 모든 것이 해인이가 아직 어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해인이가 할 수 있는 건 '으앙'하고 우는 것 뿐이에요. 해인이가 울자 여러 친구들이 해인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해인이에게 다가와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합니다.

해인이가 우는 것을 본 생쥐는 혹시 해인이가 배가 고파 우는 것인가 싶어 과자를 건넵니다. 하지만 해인이는 계속 울어요. 혹시 졸려서 그런가 싶어 곰인형은 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인이는 계속 울어요. 아무도 해인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해인이에게 그만 울라고만 합니다. 사실 해인이가 원하는 건 다 같이 신나게 춤추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원하던 춤을 한바탕 춘 해인이는 생긋 웃어요. 해인이의 미소 옆에는 저자의 생각이 적혀 있어요. 아이의 아주 원초적이고 적극적인 언어인 울음, 우리는 그 울음에 귀 기울이기 보다는 다그치려고 노력합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뚝 그쳐!'라는 말 대신 아이의 언어를 조금 더 귀 기울여 들어주길 제안합니다. 아이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니 말이에요. 책을 읽으며 사촌동생의 울음을 미워했던 스스로가 떠올라 '조금 더 들어줄걸'하고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귀여운 해인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생긋 웃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