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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이트메어 : 유령들의 세계를 탐구해요 ㅣ 아트사이언스
카르노브스키 그림, 루시 브라운리지 글, 강준오 옮김 / 보림 / 2020년 8월
평점 :

<일루미나이트메어>는 각 페이지가 세 가지의 다른 풍경을 품고 있는 그림책이다. 렌즈 없이 책을 보면 알록달록, 각양각색의 그림들이 뒤섞인 모습이지만, 책을 열면 가장 먼저 나오는 3색 렌즈로 책을 비추면 각기 다른 그림들이 나타난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땐 살짝씩 무슨 그림이 있는지 눈에 보이길래 렌즈로 봐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렌즈로 비춰서 보니 내 예상과는 너무 다른 그림들로 가득해서 '와!' 소리가 절로 났다.


각 렌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초록색 렌즈를 통해 보면 런던 탑과 같은 유명한 건물들이, 빨간색 렌즈로 보면 인간의 역사가, 파란색 렌즈로 보면 유령들이 보인다. 위 사진은 브란 성 내부를 그려놓은 것인데, 파란색 렌즈로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 괴물들이 보인다. 반면 초록색 렌즈로 보면 웅장한 건물 내부가 눈에 띄고, 빨간색 렌즈로 보면 드라큘라 소설을 읽고 있는 한 여성이 눈에 띈다. 각 그림 뒤에는 '사례집'이라는 이름으로 각 렌즈를 통해 보이는 형체들에 대한 해설이 덧붙여져 있다.


간단한 셀로판지 안경 정도의 수준을 기대했던 내게 이 책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런 디자인, 일러스트로 그림책을 내는 것 자체가 신기했는데, 더군다가 그 그림들에 스토리까지 담겨 있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내가 아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같은 사물들을 찾는 재미와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사물, 사람, 유령 등을 렌즈를 통해 새로이 발견하는 재미가 더해져 꽤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런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그림책은 어린이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같은 어른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