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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의 여름방학
샐리 로이드 존스 지음, 레오 에스피노사 그림, 이원경 옮김 / 보림 / 2020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붕어의 여름방학>은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실제 이야기와는 별개로 그림책을 펼치면 보이는 아이들이 집안에서 지루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은 현재의 우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데요. 더워서, 코로나19 때문에, 혹은 가족끼리,친구끼리 시간 맞추기 어려워서 방 안에서만 시간을 떼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첫 장부터 공감이 가서 그런지 뒷부분도 즐겁게 읽었답니다.

지루한 방학을 보내던 아이들은 어느 날 해밀턴 분수 정원에서 ‘금붕어 여름별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아이들도, 할아버지도 금붕어의 여름방학을 고대하며 기다리는데요. 그림으로만 봐도 쓰레기가 쌓여있는 저 분수가 어떻게 변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금붕어의 여름방학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금붕어의 여름방학은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뉴욕 리버사이드 공원에 있는 해밀턴 분수는 원래 말이 마차를 끌던 시절에 말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지어진 분수인데요. 말을 타는 사람들이 줄어들며 자연스레 그림책 초반엔 나온 분수처럼 방치되고 말았지요. 그러다 한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약 10년간 ‘금붕어의 여름방학’이 열리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키우는 금붕어를 하나둘 데리고 와 분수에서 다른 금붕어들과 놀게 하며 방학을 선물했고, 또 그와 동시에 비슷한 생활을 하던 친구들을 만나 아이들도 함께 방학을 보내게 되었어요. 한 자원봉사자의 생각과 노고가 수많은 금붕어와 아이들에게 사랑스런 방학을 선물한 셈입니다.
다시 금붕어를 집에 데려가기 위해 뜰채를 사용하던 중 더 즐거운 방학을 보내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즐거움이 눈에 먼저 들어왔어요. 모두의 입을 채운 미소와 청량하고 밝은 색감이 그들의 기쁨과 즐거움을 가득 담은 것처럼 보였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도 모두의 얼굴에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조잘조잘 금붕어의 여름방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집에 가고, 또 내년에도 같은 방학이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얼굴이 ‘금붕어의 여름방학’이 아이들과 할아버지, 금붕어 모두에게 얼마나 달콤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지금 당장은 이런 행사를 열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상황이 나아지면 동생을 데리고 장난감 물고기 같은 게 들어간 수영장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사랑스럽고 따뜻한, 즐거운 그림책 <금붕어의 여름방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