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추는 神父
정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크게 두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1) 신부? 내가 아는 그 신부가 아니라 종교의 그 신부? (2) 그런데 신부가 왜 탱고를 출까? 아마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이들이 나와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할 것이다. 솔직히 초반엔 책에 쉽게 몰입하기 힘들었다. 인터넷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구성이나 흘러가는 방식이 생경했다. 하지만 꾹 참고 읽었다. 궁금한 점들이 분명했기에 그 궁금점을 풀어야 이 책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친절한 소설은 아니다. 친절하지 않은 것이 현대 문학의 트렌드에 걸맞다는 생각도 했다. 1장부터 부가 설명 없이 정보들이 퍼진다. 송혜영, 한치훈, 백두섭의 이야기가 잡을 수 없듯 퍼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리된다. 그 때 이 소설은 다시 한 번 시작된다. 신의 부름을 받은 치훈은 탱고를 춘다. 성당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찬송가나 교향곡이 아닌, 강렬한 탱고 음악에 취해 춤을 춘다. ‘아름답다!’라는 말일 절로 나온다.

책을 덮고 탱고를 추는 신부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송혜영과 탱고를 추는 신부 한치훈의 모습을, 그리고 그녀가 죽은 뒤 그녀의 아들과 탱고를 추는 신부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자 나오는 이미지가 정말 훌륭하게도 아름다웠다. 스토리라인도 추리소설 못지 않게 치밀하고 재밌었지만, 내겐 그 마지막의 강렬한 이미지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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