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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즐거움 - 인생을 해석하고 지성을 자극하는 수학 여행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학생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교를 나온 어른들에게 물었을 때 싫어하는 과목으로 종종 뽑히는 것이 수학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기초를 쌓지 않으면 중고등학교 때 갑자기 시작하려고 해도 풀지 못한다. 결국 수학 전체가 크게 보면 하나로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내 주변만 해도 ‘수학이 싫어서 문과에 왔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고, 내가 수학 과제를 하고 있으면 ‘으’하고 싫어하는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나는 수학을 좋아하고, 아직까지도 수학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책 배경도 내가 며칠 전 제출한 미분방정식 과제다.) 그래서 수학 관련 책을 참 많이 읽었다. 그러던 중 내가 아주 좋아하는 김민형 교수님의 추천사가 붙은 《x의 즐거움》을 발견했다.

저자인 스티븐 스트로가츠 교수는 응용수학을 주로 연구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주시할 점은 최근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태 크게 보면 숫자 - 중고교 수학과정 - 순수수학 or 응용수학으로 길이 나뉘었다면, 과학에 발전과 맞물려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이 하나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이 경향에 주목해서일까 저자는 숫자의 효용성부터 간단한 방정식, 기하학을 거쳐 미분방정식, 해석학까지의 내용을 하나의 커다란 이론처럼 뻗어나간다. 하지만 그의 설명은 결코 어렵지 않다. ‘무한 개의 방을 가진 호텔’이라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힐베르트 호텔 예시부터 HBO 드라마까지 다양하고 많은 예시로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물고기 6마리를 ‘물고기, 물고기, 물고기, 물고기, 물고기, 물고기’로 세던 인간은 점점 발전해 숫자의 나열만 보고도 그 규칙을 찾아 합을 구하고 있고, 사람의 모든 움직임을 미분방정식으로 표현하고, 또 보이지 않는 차원을 머리로 생각하고 그려 MRI를 비롯한 여러 장치에 도입하고 있다. 원시적인 사고부터 현대의 사고까지 많은 내용들이 차곡차곡 정리된 느낌이라 읽으며 머릿속도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수학 문제를 너무 풀기 싫어질 때면 수학 관련 교양 도서를 읽어 생각을 정리하곤 하는데, 이 책도 그 독서목록에 추가했다.

수학전공자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대중을 위한 교양서로 쓰인 책이고, 대학 수준의 내용도 본 내용보다는 쉬운 예시로 설명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매우 싫어하지만 수학적 교양을 쌓고 싶어 읽는 수포자라면 어렵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빼고 읽어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삶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것 같아 더 멀게만 느껴졌던 수학을 실제로 적용된 예시와 함께 읽음으로써 얻는 배움도 있을 것이다. 미분방정식이나 기하학을 현재 배우고 있는 대학생의 입장에선 헷갈리는 부분을 예시를 통해 한 번 더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이자, (미분방정식을 수학과 연결한 것처럼) 내가 배우는 것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