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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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재학 시절 이 책의 존재를 알았다.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제목이 주는 인상 때문일까, 그 때의 나는 ‘나중에 스무살이 되면 이걸 읽어야지!’하고 생각하며 독서를 미뤘다. 나는 이 책과 고등학생 때의 결심에 대해 까먹은 채 20살을 보냈고, 스물하나가 된 지금에야 이 책을 펼쳤다. 그래도 스스로에게 ‘이제 만 스무살이니까’라는 심심한 위로를 건네며 이 책을 펼쳤다. 뻔한 자기계발서는 아닐지 걱정하기도 했는데, 막상 펼쳐보니 삶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는 교양 강의를 듣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저자는 곧 대학에 갈 16살 아들이 이런 것을 배우고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이 책을 집필했다. 실제 대학생들과 만나 수업을 하면서 얻은 교훈, 감동, 놀라움을 아들에게, 또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아주 친절하고 따뜻하게 느껴져 술술 읽혔다. 몇몇 사례의 경우엔 우리 학교 강의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 그런지 같은 조건에서 외국의 다른 학생들은 이런 발상을 했구나하고 감탄하며 읽었다. 

책은 총 12강으로, 각각의 장이 실제 강의 내용과 학생들의 의견과 사례, 약간의 조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내용이 서로와 잘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꼼꼼한 인강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다른 자기계발서, 교양서를 읽을 때도 기술한 것처럼 이 책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수업에서 클립이나 5달러를 주고 학생들에게 가치를 창출하도록 했다. 어떤 학생들은 식당의 빠른 예약번호를, 또 다른 학생들은 자전거 바퀴 점검 및 바람 넣기로 돈을 벌었다. 다른 가치를 창출한 이들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어떤 사고방식이 이런 발상까지 이어졌는가다. 절대로 비슷한 가치를 창출해보겠다고 무작정 식당 줄을 서면 안 된다. 이 책이 훌륭한 자기계발서로 남아 재출간될 수 있었던 것은 계속 읽힐 만한 사고방식을 두루 담고 있어서라고 생각하기에, 독자들이 약간의 경계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잘 활용하면 좋겠다. 


저자는 후반부 한 소제목으로 ‘인생에 리허설은 없다’라는 문장을 택했다. ‘리허설이 없으니 한 번에 잘 살아야 한다는 소리인가? 처음인데?’라는 생각에 내용을 읽기 전까진 다소 불만스러운 소제목이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나의 불만과 정반대였다. 리허설이 없는 인생이기에, 실패나 좌절도 결국은 하나의 길이고, 하나의 무대로 갈 수 있는 걸음일 뿐이니 꾸준히 살아가라는 일종의 위로였다.

에필로그에 언급되었듯이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읽고 각자가 무엇을 얻을지, 얻을 수는 있을지는 개개인에 달린 것이다. 당장 나에게 무엇을 얻었냐고 묻는다면, 나와 비슷한 과제를 받았을 때 다른 나라의 어떤 학생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얻었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실패도 하나의 길이라는 소소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목표도 세우게 되었다. 어느 나이든 이 책을 읽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스무살의 마음을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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