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중요한 팀의 법칙, 《더 팀: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

더 팀 The Team -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
아사노 고지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을 꼽으라 하면 ‘팀플’(팀플레이)은 단연 상위권일 것이다. 나 하나만으로 성과가 결정되지 않고, 가끔 무임승차자도 생기고, 또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답답한 것이 팀플이다. 나는 대학 생활 4학기 동안 딱 한 번의 팀플을 해봤는데, 그 마저도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모순적으로 대학생들은 다른 ‘팀’에 속하길 바란다. 그 팀은 주로 기업이다. 무엇이 팀플을 괴롭게 했을까? 그리고 무엇이 팀플을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팀에 대한 생각을 만들었을까?

《더 팀》은 우리가 소위 ‘성공신화’라고 부르는 것들을 모아 법칙을 찾아냈다. 목표, 구성, 소통, 의사결정 공감이라는 다섯 가지 팀의 법칙과 성과를 낮추는 함정을 나열해 설명하고, 종종 사례 분석을 통해 실제 그 법칙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준다. 책 내용도 효과적이지만 책의 구성도 효과적이다. 법칙 뒤 바로 사례 분석이 나와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누군가에겐 당연해 보이는 명제 같은 법칙을 사례를 통해 살에 와닿게 함으로써 책에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여러 법칙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성공 신화의 당연한 법칙으로 여겨져 왔던 것들을 부정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최고의 인재들을 모은다고 최고의 팀이 되지 않는 것, 다양한 팀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 등은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다르다. 나만 해도 내가 사장이라면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인재들로 구성된 팀을 꾸리고 싶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팀의 구성보다는 법칙, 태도가 중요하다며 거듭 강조한다. (아마 팀원의 ‘최고’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 한 편으로는 공감을 중시하는 소통법에 눈길이 갔다. 최근 국민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파견했던 직원 15명이 수평적 구조인 카카오뱅크에 만족한 나머지 연봉 상승 등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원래 근무처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뉴스를 봤다. 그 뉴스를 보고 감정적 보상과 관련된 부분을 읽으니 수직적인 조직이 지양해야 하는 옛 것이 되는 요즘, 저자가 짚어낸 부분이 얼마나 날카로운 것인지 실감했다. 

책의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처음에 ‘팀에서 1+1은 2보다 커질 수 있을까?’하고 질문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사람의 행복도, 불행도 조직에 의해 파생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1+1이 2보다 커질 수도, 2보다 작아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가 ‘최고의 팀은 한 사람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p.221)라고 말했듯, 최고의 팀, 성공, 팀의 법칙, 이런 말들이 모두 상대적인 개념이다. 최고의 인재를 모은다고 무조건 최고의 팀이 되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법칙들을 따라도 경우에 따라 최고의 팀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팀》과 같은 성공적인 법칙들을 참고해 나만의 법칙들을 세우는 것이다. 나와 맞으면 나의 성공법칙이 될 것이고, 나와 별로 맞지 않는다면 보완해 나가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평생을 팀 속에서 살게 된다. 이 책이 그 많은 사람들의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