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빨간 스카프가 사라진 줄도 모르고 있던 페르에게 매 장마다 페르에게 눈을 떼지 못하던 한 소녀가 다가와 페르에게 스카프를 다시 묶어준다. 소녀와 페르의 삽화가 마냥 따뜻하게 느껴진다. 저 그림은 단순히 스카프를 묶어주는 그림이 아닌, 누군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또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 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따뜻한 그림동화를 읽으며 페르가 갈 곳이 있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한 어떤 페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말 갈 곳이 없을까요?》는 유기견이 한 아이의 가족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강아지 페르의 입장에서 그려진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거나 하는 책은 아니다. 책임 지지 못할 가족을 들이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일 뿐이다. 유기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족과 유기견 중 페르에 관심을 보인 아이, 그리고 그 가족이 길거리에서 페르를 데려오기까지의 외로움, 슬픔, 따뜻함, 감동이 이 책이 우리에게, 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