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밍 다이어리북 - 참 괜찮은 나를 발견하는 155가지 질문들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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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이어리를 고를 때마다 어떤 다이어리를 고르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나는 스티커 붙이고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데, 항상 3-4개월 지나면 쓰는 빈도가 확연히 줄곤 했다. 우선 매일 어떻게 다르게 꾸밀지에 대한, 즉 컨셉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점점 그 고민하는 게 귀찮아졌다. 또, 특별한 일이 매일 있지는 않기에 ‘이런 날의 기록까지 굳이 적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있었다. 같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리를 한 권 구매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연 잘 쓸 수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비커밍 다이어리북》을 만나게 되었고, 여태 써보지 않은 형식의 다이어리를 쓸 기회를 얻었다.

《비커밍》은 본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이 어떻게 가족의 도움과 긍정적 생각, 성실함으로 변호사가 되었는지, 그리고 남편인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며 함께 정치계에 발을 들이며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쓴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이다. 나는 《비커밍》을 도서관에서 읽었는데, 이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해서 놀랐다. 또 그녀의 삶을 간접적으로 접해보며 분노, 안타까움, 감동, 놀라움 등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비커밍 다이어리》에는 그 감정들을 우리 스스로에게서 찾게 도와줄 155가지의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매일 다른 쪽을 넘기며 원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처음 몇 장은 너무나도 근사한 질문에 대한 막연한 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쓰기가 망설여졌다. 그런데 사실 쓰지 않으면 지금의 나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어쩌면 나 스스로를 바보 같다고 폄하하며 이 책이 지향하는 ‘무엇이 되어가는’ 비커밍의 과정을 막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일 한 페이지씩 써서 지금 4 페이지 정도 썼다. 아직까진 구체적인 무언가를 쓰기 망설여져 가장 직관적인 것들을 쓰고자 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음악은 10가지 넘게 생각나는데 내가 되고 싶은 10가지는 다 채우기 힘들었다. 음악은 좋아하는 것을 모두 써도 될 것 같은데, 내가 되고 싶은 건 근사하고 그럴 듯한 것들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나의 두려움을 미셸은 미리 경험한 것인지 불완전한 생각은 불완전한대로 쓸 것,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길 것을 강조한다. 나에 대한 글인데도 쉽게 쓸 수 없음에 조금 씁쓸하기도 했지만, 미셸의 말대로 ‘불완전하면 어떠냐, 내 이야긴데.’라는 마음으로 빈 칸들을 채웠다. 

《비커밍》에 등장한 미셸의 문장들과 그녀의 응원들이 여러 질문들 사이에 종종 등장한다. 사실 이 문구들만 그냥 볼 때와 질문에 대해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이 문구들을 볼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그냥 본다면 멋진 말이다 정도의 생각만이 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를 하나의 단어로도 표현하지 못해 한숨이 나올 때 미셸의 문장과 응원은 내 문장의 받침이 되어 내가 원하는 말을 다 쓰게 도와준다. 이 책의 큰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155개의 질문, 꼭 매일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며칠에 한 번씩은 한두 페이지씩 채워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이 책을 완성해보고자 한다. 21살의 불완전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미래의 나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매일 나의 생각을 써봄으로써 나는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책의 속지에 ‘creative’, ‘thoughtful’, ‘honest’처럼 다양한 형용사가 적혀 있다. 질문들을 따라가며 모든 페이지를 다 채울 쯤이면 내가 어떤 형용사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혹은 그 형용사들에 부합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1년간의 ‘비커밍’ 속에서 만날 여러 질문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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