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를 믿나요? - 2019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대상 수상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25
제시카 러브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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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를 믿나요?》는 읽자 마자 마음이 다양한 색으로 꽉 차는 기분이 들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얼른 친구들, 그리고 5살 사촌동생과 함께 읽고 싶어져서 먼저 읽고 있던 책들을 제치고 이 책을 여러 번 다시 읽고 살폈다.

《인어를 믿나요?》를 읽으면 영화 <UP!>이 생각난다. 영화 속 할아버지가 손에 쥔 오색찬란한 풍선들이 마치 《인어를 믿나요?》 속 줄리앙이 꿈꾸는, 그리고 줄리앙과 함께 걸어간 알록달록한 인어의 모습 같아서 일러스트를 보면 볼수록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줄리앙은 인어가 되길 원하는 소년이다. 만약 한 남자아이가 문득 "나는 인어가 되고 싶어요!"라고 하면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은 뭐라고 말할까? 내가 본 많은 부모님들을 생각해보면 아마 그냥 웃어 넘기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거나, 아니면 멋진 생각이라며 관련된 장난감이나 옷을 사주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 같다. 나는 동화책 속 줄리앙의 할머니의 반응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인어처럼 꾸민 줄리앙을 데리고 나와 다른 인어들과 걸을 수 있게 해주는, 아이의 꿈과 색을 유지해주려 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짧지만 너무나도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예쁜 그림과 적은 글로만 이루어진 책이라고 내용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꿈 속에서 인어가 된 줄리앙에게 물고기가 주는 목걸이와 할머니가 줄리앙에게 건넨 목걸이가 이어지는 것처럼 일종의 메타포가 등장한다. 또, 이 책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결코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예쁜 동화책, 어른들에겐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역자 또한 유사한 의견을 전했다. 《인어를 믿나요?》라는 제목과 따스한 그림 뒤에는 아이들의 개성과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응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숨어있다. 짧고 간단한 책이지만 한 순간에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은 책이었다. 얼른 이 책을 들고 5살 사촌동생에게 가 함께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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