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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연어낚시
폴 토데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사막에서 연어낚시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해?! 라는 식의 놀라는 모습.. 식상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새로운 발상을 제시하는 책이긴 하지만, 마냥 놀라기만 하면 식상하니까.. 나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하는 이 모습 자체를 '슬펐다'라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다. 내용에 대한 부분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야기의 말미에 다가가면 갈수록, 재미보다는 슬픔을 더 느꼈던 것 같다. 흥미진진한 요소들(연어를 예멘의 강 상류로 이동하게 한다는 등의), 존스와 부인의 재미난 이메일, 온갖 정치적으로 우스운 모습들.. 전부 재미있고 날 웃음 짓게 했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야기속의 내용들은 정치적인 풍자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풍자의 대상이 될 만큼의 정치가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또한 역사적으로 꾀나 중요한 프로젝트 성과를 남긴 사람들이 아무런 혜택도 없이 일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은 여러모로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마치 독자들이 '존스'화 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사랑이 있기 전에 먼저 '믿음'이 있다는 족장의 말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감동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믿는다'라는 말 또한 새겼을 것이라 짐작한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믿는다' 라는 말은 솔직히 논리적으로 해석해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불가능하면 되려 믿을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족장은 연어가 사막에서 뛰노는 것을 불가능이라 믿으면서도, 믿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나름의 논리)이 있었다. 족장의 이런 행동과 발언 등을 통해 본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믿는다'는 말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사막과 낚시의 만남은 참 기막힌 조화이다. 나는 낚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낚시에 얼마나 힘든 스포츠인지는 잘 안다. 비가 오면 할 수 없고, 또한 물이 있다는 전제가 꼭 성립되어야 한다. 반면에 사막은 물이 드물고 비가 잘 오지 않으며 그냥 서있는 것 조차 힘이 든다. 하지만 만약, 사막에서 낚시를 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물이 금보다 소중한 곳이니까, 그러한 물속에서 뛰노는 물고기를 잡는다고 생각해보시라. 그것은 금에서 뛰노는, 금보다도 더 소중한 물고기이다. 그런 물고기를 잡고 싶지 않은가?!
낚시는 시간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낚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만약 낚시를 하게 된다면 물고기가 아닌 사막여우들이 뛰노는 '사막'에서 해보고 싶다. 미쳤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