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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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의 온도-조진국
 

 '외로움의 온도'가 실재로 측정이 가능하다면, 내 외로움 온도 지수는 몇이나 될 것인가?

 

 조진국이 말하는 외로움의 온도는, 아마 '사랑'을 통해 측정이 가능할 것이다. 사랑이란 채워도 채워도 항상 아쉽고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채워지는 빈도수가 많든 적든, 결국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본래 항상 외로움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랑받고 있든, 사랑을 주고 있든, 사랑을 하는 사람은 그 시공 속에서 항상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점은 이 저서에서도 충분히 언급되고 있는 점이다. 만약, 정말로 외로움의 온도가 '사랑'을 통해 측정된다면 나의 외로움의 온도는 몇 도일 것인가. 아마도 높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 외로움의 온도를 몸소 느낄 줄 아는 중년청춘이 너무 부러웠다. 무엇보다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던 '청춘'을 사랑으로서 묘사했던 점은 읽는 이로 하여금 큰 감흥을 얻게 하였다.

 

 나에게 '청춘'은 외롭지는 않지만 무언가 아쉬움을 남게 하는 것이 아닐까싶다. 지금 현재 내 모습은 대부분의 청춘이 그러하듯 어정쩡한 젊음 그 자체이니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감동받은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외로움의 온도 지수는 몇이나 나올까? 설마 밑바닥을 치진 않겠지?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결국 사랑을 정하는 것은 받는 사람의 몫이라고. 그래서 주는 사람이 더 어려운 것이 사랑이라고. 어미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이, 일편단심 짝사랑이 일반적인 소소한 사랑에 비해 더욱 간절하고 애잔하듯 저자는 사랑에 대한 솔직함을 그만의 필체, 느낌으로 서술하고 있다. 나는 그의 솔직함이 가장 좋았다. 그를 차버린 여자에게 잘 살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자신 다음으로 행복 하라는 그의 말은 쿨하지만 결코 100% 쿨하지는 않는 현대의 수많은 남성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평소에 산문집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저서처럼 사랑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구구절절 솔직하게 그 심경을 읊조리는 산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특히나 시도 아니고 노래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어필하다니. 이 사람은 문학과 음악을 모두 아우르는 현대판 음유시인임에 틀림없다.

 

 이 저서의 느낌을 그냥 단순히 표현하자면, 냉탕온탕이라고 묘사하고 싶다. "뱀이다~"라는 노래가 나올 때는 재미있게 웃다가도, (KFC, KTF 때도 마찬가지였다) 담배피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담배를 끊고' 살아간다는(남자로서 자존심 꾀나 상하는) 부분에서는 괜스레 마음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볼 때, 청춘들의 영원한 소울메이트 조진국 산문집의 '냉탕'은 날 싫어하는 선배의 눈빛만큼 차갑고, '온탕은'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내 눈빛만큼 뜨거운 것이다.

 

 이처럼 온탕과 냉탕을 적절히 오가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 '조진국'표 산문집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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